10년째 요가원 들락거리다가 요가강사가 되기로 했다
힐링, 인요가, 하타, 빈야사, 아쉬탕가, 시바난다 비크람, 플라잉, 인사이드 플로우... 내가 경험해 본 요가를 차례대로 떠올려 보니 "호흡이 빨라지는" 순서대로 배워온 게 아닌가? 그 덕에 요가를 오래 꾸준히 하고 있는 것 같아. 지금은 요가강사 자격증을 따고 ㅡ 다시 호흡을 배우고 있어. 그럼 요가원 10년 지기가 어떻게 요가 강사가 되었는지, 요가 지도자과정은 어떻게 골랐는지 내 이야기를 나눠볼께.
못해도 주에 세 번은 요가원에 가는 나는 이 모든 요가를 제각각 다른 이유로 좋아했어. 선생님과 호흡이 잘 맞으면 빈야사가 물 흐르듯 편안하고, 정해진 아사나를 반복하는 아쉬탕가는 일주일에 한 번은 해줘야 한 주를 열심히 살았다고 여길 때도 있었어.
요즘은 요가의 근본(뿌리)인 K하타가 유행이야. 이름 좀 난 요가원에 가면 하타수업만 하는 경우도 많아. "내가 못하는 후굴 동작" 을 주로 하는게 부담스러웠는데, 못하는 게 아니라 할 줄 몰랐던 거더라. 전굴이 180도까지 된다면 후굴도 180도까지 나올 수 있는 게 우리 몸이야. 나의 균형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후굴을 깊이 있게 알아간다는 것이 좋았어.
오랫동안 요가원을 들락날락거리다 보니 보는 눈만 높아져서는.. 요가 지도자 과정을 고르는 게 너무 어려워졌어. 4개월 만에 후다닥 따고 PDF 파일로만 남겨둔 필라테스자격증 교육기관을 고르던 것을 교훈삼아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기로 했어.
지금은 요가강사, 10년차 요가 수련생의
요가 지도자 과정 (TTC) 고르는 법
1단계
요가 지도자 과정 왜 따는데?
자신의 욕구(needs)를 정확히 들여다봐라
* 이걸 못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져 산으로 갈 수 있어. 요가 지도자 과정(TTC)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크게 두 분류로 나눈다면 1. 요가 강사가 되고 싶은 사람 2. 개인적인 취미디깅 ㅡ 요가를 더 깊게, 잘하고 싶은 사람
내가 잘하는 것과 남을 잘 가르치는 것은 확연히 다른 영역의 재능이야. 오랫동안 요가를 해오면서 나랑 참 잘 맞는 수련이라 생각했어. 그런데 내가 누굴 가르친다? 소위 말하는 '무대 공포증'이라는 걸 대학교 과제 발표시간에 처음 느꼈거든. 그 이후로 여러 사람 앞에 나서서 말하는 일은 될 수 있으면 피했던 것 같아. 가르치는 일의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해. 그러니까 요가강사가 되겠다면 이건 확실히 극복해야 할 거야. 그럼에도 내가 요가지도자과정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3가지 이유.
첫 번째 평생 요가 할 거면 TTC 따볼 만하지 않아?
두 번째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가하는 나, 요가하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좋아. 매일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다른 업에 비해 강사들간의, 회원과의 관계십이 좋아. (물론 예외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
세 번째 무신론자에게 종교 같은 정신적 버팀목이 되줄 것 같아. 요가 경전을 읽어보면 고대부터 수천 년에 걸쳐 내려온 인간의 역사와 지혜가 있어. 하루에도 수천 수많가지의 쏟아지는 남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게 해.
2단계
현실 파악 = 시장조사 / 2024년 기준
TTC 요가 지도자 과정 수강료는 서울 기준 평균 400만 원 수준이야. 주 1회 기준으로 12주부터 16주, 거의 반년을 하는 배우는 곳도 있어. 기간과 수강료는 대체로 비례해. 무형의 기술을 전수하는 것에 쉽사리 가격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집 근처 요가원의 시간당 수강료와 강사 페이를 따져보면 비싸게 느껴지기도 해. 그럼에도 TTC 요가 지도자 교육과정을 하는 곳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그만큼 수요가 늘고 있다는 거지. 이말인 즉슨 걸러야 할 곳도 많다는 거야. 공들인 만큼 배우는 동안 제 값하더라. 꼭 너만의 발품을 팔아보길 바래.
다 귀찮다면, 그냥 유명한 곳에 먼저 가보는 것도. 제주댁 효리 언니의 요가 스승 한주훈 요가, 20년 이상 요가지도를 해오신 요가 강사계의 강사 아난드 요가 제주, 아무튼 시리즈의 요가 에세이 "아무튼 요가"의 작가 박상아 BYTT 치앙마이 요가 지도자 과정도 괜찮은 것 같아.요즘 인스타 피드에서 많이 보는 세분을 언급한 것 뿐이지 대단한 선생님은 훨씬 많아. 암튼 요가인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곳이니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타지에서의 요가 지도자과정도 추천하고 싶어. 완벽한 몰입을 하고 오지 않을까?
나는 지금 당장 제주도나 치앙마이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과정을 찾고 있어. 엑셀에 정리해 두었는데 다섯 곳으로 추려서 직접 방문하고 체험해 볼 예정이야.
내가 정한 요가지도자 교육기관 찾기의 우선순위야.
1. 요가원 분위기 = 지도자와 나의 핏 (체험)
2. 개강 시기 지금 하고 싶은.. 동기부여가 충만할 때 하자. (2개월 내)
3. 수강료 하타나 힐링만 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하는 곳도 있는데, 결국 빈야사나 다른 단과 과정을 들음으로써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격증을 따고 강사로 활동하기 전까지 필요한 연습 시간까지 다 계산해 보면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공부를 힘들게 시키는 곳이 나은 것 같다.
4. 거리 지도자 과정 외 수련도 그곳에서 함께하면 가장 베스트. 그러려면 가까워야 한다.
3단계
발품 팔기 (묻고 체험하라)
지금 요가원에 다니고 있다면 가까운 요가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해 봐. 현재 이 업계에 몸담고 있는 선생님에게 물어보는 것만큼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방법도 없어. 콕 집어서 어느 협회의 어떤 선생님의 핸즈 온 이 좋았다고 알려주시기는 분도 있었지만, 모든 선생님이 다 이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으므로 상처받진 마시기를.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용기 내서 물어본 건데 좀 알려주면 안 되나^^) 1년 전 팩폭으로 내 결심을 와장창 무너지게 한 선생님도 있었어. 굳이 왜 비싼 돈 주고 지도자 자격증을 따려고 하느냐고 하셨거든. 그래서 내가 1년 전에 이걸 안 땄어....ㅎ 암튼 그때는 내 의지가 그만큼 이었겠지 싶어.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탐방에 나설 예정이야. 지난주에 이미 한 곳을 다녀왔어. 아메리카 요가 지도자 교육 강사님들이 수업을 하는 청량리 아메리카 요가원인데, 너무 좋았어. 집 앞 요가선생님이.. 요가선생님의 선생님이라니.... 이 동네 주민들 무슨 복이야. 이상 요가 지도자 과정 고를 때 도움 될 것들을 나누어봤어. 당신의 요가가 계속되길 바라며,,,
샨티 샨티 숨세나
shanti shanti soom3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