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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마녀 Mar 16. 2022

Day 9. 글렌모렌지 증류소

다양한 피니시를 도전하라

Glenmorangie Distillery(글렌모렌지 증류소) 바닷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바람 속 바다내음과 아름다운 해안 풍경이 밝고 청량한 글렌모렌지 증류소의 첫 느낌으로 반겨 주었다. 글렌모렌지하면, 시그넷의 검정/골드 라벨보다는, 오리지널의 노란/주황 그 중간색의 라벨이 떠올랐고, 증류소에 들어섰을 때도 주황색으로 칠해진 건물들 때문에 더 밝고 경쾌한 느낌이 들었다. 부지도 잘 정돈되어 있고, 해안을 바라보면서 산책하기도 좋았다. 비지터 센터도 넓고, 다양한 라인업이 전시되어 있어서 구경할 거리도 많았다.

 

바다를 보면서, 산책하기 좋은 코스.


비지터 센터에는 진열하지 않고, 방문객이 물어볼 경우 꺼내 주는 라인업도 있으니, 미리 무엇을 살지 공부해서 가면 좋다. LVMH 코리아에 다니는 친구를 통해서 Milsean(밀션)이 있으면 꼭 데리고 오라는 정보를 얻었는데, 웬걸 Milsean이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니, 외부 어디에선가 들고 오는 것이 아닌가! 증류소에서 노디스플레이 상품을 구매할 때의 짜릿함이란!

Milsean 게일어로 'Sweet things'라는 뜻이다. 2010년부터 매년 출시하고 있는 '프라이빗 에디션' 라인  하나로, 이름처럼 설탕에 절인 과일의 풍미와 달콤함을 느낄  있다. 패키지에서부터 sweet shop 연상된다. (아직 개봉하지 못해서 실제 테이스팅 노트를 적을 수가 없다. 얼마 전에 또 다른 프라이빗 에디션인 'A tale of cake' 먹어보았는데, Milsean처럼 와인 캐스크 피니시 제품이고, 달콤한 디저트를 연상시키는 위스키였다. A tale of cake 헝가리 디저트 와인으로 아주 달콤한 토카이 와인 캐스크 피니시이고, Milsean 와인 캐스크 피니시이다. 얼른 비교해보고 싶지만, 언제 개봉할  있을지 모르겠다.)  


글렌모렌지 증류소는 방문객이 꽤 많아서 직원들이 분주했다. Milsean을 찾자, 놀란 표정으로 어디에선가 가져오던 직원! 


증류소를 둘러보자 금방 투어 시작시간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아버지가 현대중공업을 다녀서, 울산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하얀 피부에 파란 눈을 가진 예쁜 가이드를 만났다. 가이드는 한국의 웨딩드레스가 너무 예뻐서 인상적이었다며 우릴 반가워했고, 나는 이곳에서 '울산' 말하는 가이드를 만나서 너무 신기했다.


오렌지빛, 푸른빛으로 가득한 증류소.


글렌모렌지는 목이  증류기로 유명하다. 1738년부터 맥주와 레모네이드를 생산하던 양조장이었다가, 1843 위스키 증류소로 변경하면서, 자금이 부족했던 탓에 진을 생산하던 증류기를 가져와 중고로 설치하였는데, 이것이 지금의 글렌모렌지의 시그니처 특징을 완성하는  가장  역할을 한다. 증류기의 목이 길다 보니, 가볍고 깨끗한 위스키들이 증류되어 글렌모렌지 라인은 대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준다.


정말 목이 너무 긴 증류기.


증류 자체를 깔끔하게 해서인지, 글렌모렌지는 숙성에서 다양한 색을 입히는데 열심히다. 오크통도 직접 벌목할 나무를 미국에서 선정해서 가져오고, 최초로 우드 피니시 공법을 도입했다. 셰리와인 오크통(라산타), 포트와인 오크통(퀀타 루반), 소테른 와인 오크통(넥타도르)에 숙성한 우리에게 친숙한 유명 라인업 제품도 있고, 마데이라 오크통(바칼타), 라이 위스키 오크통(스피오스), 그랑크뤼 와인 오크통(콤판타), 슈퍼 투스칸 와인 오크통(아르테인), 토카이 와인 오크통(케이크) 등 더 다양하게 시도한 프라이빗 에디션 제품들도 있다. 글렌모렌지의 여러 위스키들을 비교 시음하면서 피니시 캐스크에 따라 맛이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다.

 

버번통에서 10년을 숙성한 다음, 다양한 피니시(쉐리, 포트, 소테른) 2년을 진행한 글렌모렌지 대표 라인업이 웨어하우스 내 도식화 되어 있었다.
캐스크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글렌모렌지, 그리고 테이스팅룸.


글렌모렌지는 한국에서도 엄청 유명한 위스키지만 스코틀랜드에서도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10년은 판매량 1 제품이고, 가장 스코틀랜드스러운 증류소라고도 유명하다. 위스키를 만드는 사람들도 오래전부터 16명의 사람들만 참여하는 '테인'이라는 전설적 고용체제 유지하고 있다. LVMH 넘어가면서 많은 스코틀랜드 인들이 아쉬워했다고도 한다.

 

입구에 적혀 있는 간판. 눈에 들어오는 'PERFECTED BY THE SIXTEEN MEN OF TAIN'. (원래 여성이 아예 없었으나 최근 1명의 여성 직원이 포함되었다.)


투어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증류소 산책을   했다. 그리고 가이드가 추천해준 너무 맛있는 동네 레스토랑 '그린스'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다시 인버네스로 오는 길은, 바디를 옆에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였다. Dalmore Distillery(달모어 증류소) 들렸는데, 공사 중이라서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다음번에 다시 왔을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검은색 웨어하우스와 시그니처 문양이 상남자의 느낌을 강하게 풍기던 달모어 증류소.


증류소 투어를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부지는 아름다웠다.
오늘은 스페이 강이 아닌 바다를 끼고 드라이브를 한다.


달모어 증류소가 휴관인 바람에, 인버네스에 일찍 도착했다. 일찍 도착한 김에 다시 인버네스 골목 투어를 시작했다. 오리엔탈 마켓에서 드디어 라면을 발견했다. 신라면이 아니라 오히려 안성탕면이 있었다. 이제 나도 해외여행을 하면 라면이 그리워지는 나이인가 보다. 뜻하지 않은 라면 발견으로 기분 좋게 젤라또를 오늘도 먹으면서, 구글맵 별점 4.7 예쁘고 오래된 서점 'Leakey`s Bookshop' 가보았다. 이전  주인들의 따뜻한 메모와 일상이 담겨 있는 중고서적, 오래된 삽화들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복층 공간으로 매우 넓어서 힐링되는 공간, 기념품을  공간으로 추천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들려도 좋을 'Leakey`s Bookshop'.


인버네스의 평일 밤은 조용하고, 선선했다. 네스강은 잔잔하고, 밤하늘의 별들이 많이 반짝이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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