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별 Sep 10. 2021

지금 당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

일상의 기록#60

#

차를 타고 분당으로 항하는 도중에 극심한 정체로 꿈쩍도 못 하고 있던 어느 평일 저녁. 정말 우연하게도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로 인해서 어렴풋이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유독 그날은 스트레스와 불만과 짜증이 가득했다. 도로는 차로 가득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으며 옆에서 자꾸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날뻔하기도 했다. 옆 차가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시도해서 사고가 나기 직전의 상황까지 이르렀던 찰나에 왜 그랬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크게 소리 내서 웃었다.


그랬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불만과 짜증으로 가득했던 감정들이 서서히 가라앉고 편안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들이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했다.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감사하고, 차는 멈춰 있었지만 해질녘 노을을 바라보며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그것 나름대로 좋았고, 극심한 정체를 뚫고 배우고 싶은 취미를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다니고 있다는 것도 스스로에게 참 고맙게 다가왔다. 그저 크게 한번 웃었을 뿐인데 도대체 왜 생각들이 바뀐 걸까?


우리의 몸은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급격하게 생성이 된다.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 신체의 대부분 기능들이 긴장상태로 돌입을 하게 되고 호흡과 맥박, 근육의 긴장과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 상태를 오래 지속하게 되면 식욕이 증가하고, 지방을 축적하고 단백질을 분해해서 면역력이 약해지고 만성피로, 불면증으로 이어진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참 어려워하고 가끔은 불가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갑자기 차분하게 화를 진정시킬 수 있다면 갈등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든 경우에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제어할 수 없는 감정에서 오는 행동과 말들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없애고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을까?


미국 캔자스대 연구진은 억지로 웃는 것이 실제로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을 했다. 한 실험군에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무표정을 유지하도록 했고, 다른 실험군에는 아까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실제로 웃을 때 짓는 표정을 유지하도록 했다. 결과는 참 신기하게도 웃는 표정을 계속 유지하는 그룹에서 전체적으로 맥박이 훨씬 안정이 되어 있었다.


심리학 이론 중에 특정 표정을 지으면 그 표정과 관련된 감정이 떠오른다는 이론이 있다. 실제와는 상관없이 웃는 표정을 지으면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뇌는 웃고 있다고 생각해서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기쁜 일이 있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호르몬이 나오는 것이고 단순히 웃는 것만으로도 몸에서는 꽤나 엄청난 반응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불교에서 화를 다스리는 방법 중에 '알아차림'이라는 용어가 있다. 현재 자신의 상태와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자신의 상황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이미 해결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다음은 의외로 간단하다. 분노와 짜증으로 가득한 감정과 생각을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


위에 언급했던 운전을 하면서 느꼈던 짜증과 분노를 우연한 계기로 웃음을 선택했더니 감정이 크게 요동치지 않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억지로 끼어들어 사고를 유발하는 운전자에게 클락션을 누르며 큰소리로 욕설과 폭언을 했을 것이고 그 감정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서 그 이후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거나 운전할 때마다 항상 짜증이 가득한 상황으로 인해 평소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분노를 선택하지 않고 그 자리에 웃음을 선택한 것이 사소해 보일지언정 돌아오는 결과는 어쩌면 우리 인생을 통째로 바꿀지도 모른다.


이제는 막히는 교통체증이 마냥 싫지는 않다.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차가 멈춰있을 땐 저녁 하늘을 보는 등 그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게 되었다. 스트레스받는 일들을 긍정적으로 마음으로 바라보니 그 속에도 행복이 존재하고 있었다. 슬프고 짜증 나고 어렵게 느껴지는 모든 것들에도 행복으로 가는 길은 존재한다. 있는 힘껏 불행하다면 반대로 있는 힘껏 행복할 수 있다는 반증이기에 가끔은 힘들고 지칠 때 이유를 두지 말고 힘껏 웃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루를 더 살아가는 힘이 생길지도 모른다.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힐 때, 다른 한쪽 문은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닫힌 문만 오래 바라보느라 우리에게 열린 다른 문은 못 보곤 한다."  -Helen Keller-

작가의 이전글 미루는 습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