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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금술사 Apr 01. 2020

거짓말보다 나쁜 사실들

사실은 정확하지만 아프다. 

거짓말은 부정확하지만 달콤하다. 


우리는 평생 뼈아픈 사실만을 말하며 

뼈아픈 사실만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거짓말로 밀봉되어왔던 사실들이

세상을 덮은 바이러스로 하나씩 해체되었다.


정리해고

영업중단

대출상환

건강악화

교통사고

인간관계

전셋값 상승

휴대전화 경고음

사회의 누적된 피로감까지.


찬란한 개인의 삶 하나도 

일개 수천, 수만 명의 하나로 뭉뚱그려 다뤄지는 요즘,


나에게 잘 보일 필요 없는 '현실'이라는 녀석

마치 오랜 시간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 왔다는 듯

흡족할만한 거짓말 대신

냉혹한 사실을 감정 없이 내뱉고 있었다.


도정이 덜 된 현미처럼

거친 사실의 낱알은 맛이 쓰고 소화가 오래 걸렸다.  


충전할 새 없이 닳아버린 정신과 육신은

배터리 잔량 5% 남짓의 스마트폰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사실이라는 위기를 극복한답시고, 

블루투스, 와이파이, LTE, GPS를 쉼 없이 켜놓은 탓이련만.



그래,

이 참에 쉬어가자.


그 어떤 명백한 사실보다도

스스로에 대한 거짓스러운 확신이 더 의미 있어 보였다.


"나의 상황은 반드시 좋아질 거야"  

"나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낼 수 있어"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야"


당신도 혹여

얼음장 같은 사실들에 압도되어 우울해진 적 있는가.


그럴 때는 나처럼

긍정적인 거짓말쟁이가 되어 보라. 


희망찬 거짓은 머지않아

더 나은 당신의 삶을 이끄는 

뜨거운 사실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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