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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달라지는 것 중 하나가 세금이다. 회사를 다닐 때는 매달 세후 월급이 통장에 찍히고 연말 정산 서류만 제때 제출하면 되었는데. 퇴사 후에 자유 백수 신분이 되면서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직접 하게 됐다. 나의 경우, 현재 주된 소득은 예적금/주식/채권에서 나오는 이자/배당 금융소득과 코인 (디파이, 에어드랍 등)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금액에 따라 대략 15~22% 수준의 세금을 내고, 해외주식의 경우에는 특히 양도소득세가 제법 높은 편이다. (250만 원 공제 후 지방세 포함 22%) 코인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세금이 없다. 코인 무과세가 얼마나 큰 혜택인지 이번에 종소세 신고를 하면서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원래는 비용도 아낄 겸 스스로 종소세 신고를 해보려고 했다. 홈택스 들어가서 이것저것 알아봤더니 생각보다 복잡하다. 처음이라 불안하기도 하고, 끙끙대고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영 불편해서 결국 세무사를 쓰기로 했다. 세무사 어플을 통해서 입찰을 받는 방식을 알아보다가 기왕이면 아는 사람 통해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친구 회계사의 지인을 소개받았다. 소고기 한 번 안 먹은 셈 쳐야지.
이번에 종소세 신고를 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가령, 개인투자자가 법인 투자로 전환을 고려할 시 장단점, 가족법인을 운영하는 사례,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를 할 때 증권사가 세무 대행 지원을 해준다는 점 (이번에는 기한이 지나서 못했다. 쩝) 등등. 기존에 회사를 다닐 때는 전혀 알지 못했던 세상을 접하고 나니 왜 기업인들과 부자들이 그렇게 절세에 집착하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현재 내 상황에서는 개인투자자로 세금을 내는 것이 유리하지만, 나중에 시드가 더 불어나면 법인을 설립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법인을 세우고, 돈은 안 되지만 재미와 의미를 느끼는 일을 병행하면서 (책과 연관된 콘텐츠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법인을 우리 가족의 버크셔해서웨이로 키운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이번 년 해외 주식 투자가 잘 되어 내년에는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