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직문화 답사기 #16
오랜만에 신선한 경험을 하게 해 준 책을 만났다.
이 책을 3월에 읽기 시작했지만 6월이 되어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3개월 동안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초반부를 읽다가 흥미를 잃어서 내려놨다가 우연히 책장을 둘러보다가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다. 우연히 다시 읽게 되면서부터는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이번 책을 통해서 크게 2가지를 배운 것 같다.
1. 재미가 없다면,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
예전에도 책을 읽다가 재미없으면 억지로 읽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부담은 있었다. 돈 주고 샀는데 읽어야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집중을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 이번 책을 통해서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읽기를 멈췄다고 책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가 그 내용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지금 나에게 중요한 내용이 아닐 수 있다. 그러니 읽다가 재미없으면 다른 책을 읽다가 나중에 다시 읽어도 상관없다.
2. 조직문화는 '회사'라는 집단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조직문화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줄로만 알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알고 있던 생각이 편협한 생각임을 알게 되었다. 문화란 규모를 떠나서 사람이 모이는 집단이나 조직이라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책이 처음에는 재미없게 느껴졌을까?
새로운 관점에 대해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개념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조직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동안 나는 조직문화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이 책에서는 일본의 무사도 정신, 교도소에서의 이야기, 칭기즈칸 등 비즈니스 세계가 아닌 그 이외에 다른 집단에서 나타나는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을 읽지 않던 3개월 동안 조직문화에 대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고 고민을 했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의사소통은 조직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다. 이때 병사들이 지휘관을 근본적으로 신뢰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의사소통이 훨씬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왜?'라는 그 질문이 핵심이다. 모든 구성원이 '왜?'라고 물으며 이유를 요구할 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조직의 문화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초창기 기업 문화는 단순한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조직화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을 거듭할수록 기업은 초창기 때와는 다른 새로운 도전들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고, 그런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진화해야 한다. "
"리더의 열정적인 참여 없이는 어떤 문화도 번영할 수 없다. 얼마나 잘 설계했든, 얼마나 신중하게 프로그램화했든, 문화적 요소들을 얼마나 철저하게 적용했든, 책임 사람의 일관성 없는 행동이나 위선적인 행동은 모든 것을 망치게 된다."
- 문화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시장이 바뀌고 회사가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에는 문화도 그에 맞게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하는 과정 속에는 변화해야 하는 이유와 목표를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의 변화가 경영진의 독단으로 비칠 수 있다.
아직도 많은 조직의 대표나 경영진들은 조직문화를 '분위기'나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는 것을 많이 봤다.
문화는 구성원들의 행동양식이나 의사결정의 근간이 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위기는 한 명의 인재를 통해서 바꿀 수 있지만, 조직 전체에 깔려 있는 행동 양식은 개인이 혼자 바꿀 수 없는 개념이다.
"문화가 정착되려면 리더는 영감을 준다고 생각되는 가치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리더의 실질적인 가치를 반영해야 문화가 정착된다. 리더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행동을 통해 즉, 앞장서서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문화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 국내에는 조직문화 담당자라는 포지션이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조직문화 담당자는 조직 전반에서 일어나는 문화를 진단하고 설계하고 실행하기 위하 서포터의 역할을 할 뿐이다. 그 중심에는 조직의 리더가 실천을 통해서 직접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담당자를 통해서 아무리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해도 리더가 바뀌지 않으면 구성원은 변화하지 않는다.
"수년간 조직문화를 이끌 강력한 규칙을 세울 때에는 따라야 하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 단순 명료해서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사람들은 규칙을 잊을 때 문화도 함께 잊는다.
- 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 규칙은 엽기적이고 충격적이어서 모든 사람이 '진심이세요?'라고 반문하게 만들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 '왜?'에 대한 답은 그 규칙의 문화적 의미를 오해의 여지없이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 구성원들은 거의 매일 그 규칙을 맞닥뜨려야 한다. 아무리 기억하기 쉬워도 구성원들이 1년에 한 번 마주칠까 말까 하는 상황에만 적용된다면 빛 좋은 개살구다.
"문화는 행동들의 집합이다. 아마존은 모든 회의에 앞서 직원들에게 사려 깊은 행동을 강제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자사 문화를 하루하루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
"회사의 몰락에 대해 미리 생각한다면 문화를 올바르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가 파산했다고 상상해보자. 당신 회사는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이었을까? "
"오늘날의 기업들은 목표, 사명, 분기 실적 같은 측정 지표들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들 기업은 직원들이 매일 아침 무슨 마음으로 출근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고민하지 않는다."
"문화는 믿음이 아니라 여러 행동들이 축적된 결과물이고, 따라서 당신이 의도한 대로의 문화가 만들어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이렇기 때문에 문화는 '일단 만든 뒤에 잊어버리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어떤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은 문화를 끊임없이 검토하고 개선하고 수정해야 한다."
"문화를 바꾸려면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말로만 떠들어대서는 안 된다. 그것이 얼마나 긴급한 일인지 직원들이 반드시 '느끼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성공적인 문화 구축의 핵심은, 당신의 회사가 사명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덕목들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2022.06.12
이번 책을 통해서 조직문화를 보는 관점을 폭을 조금 더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문화란 비즈니스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의 목표를 가진 집단이 이라면 문화가 형성되고, 그 문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행동 양식이 결정된 다는 것.
조직문화에 대해서 정리된 내용만 학습하기보다 관심 가는 기업이나 사업군의 성장과 몰락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화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