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우리 집’이었다.
누구든 반겨주는, 따뜻하고 감각적인 살고 싶은 집이 되고 싶었다.
지친 날엔 혼자 사색을 즐기고,
즐거운 날엔 예쁘게 차려입고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찾는 그런 공간.
“카페와 음악이 잘 어울려요.”
"여기 분위기 너무 좋아요."
"뭔가 우리 집이었으면 좋겠어요."
손님들이 가장 자주 남긴 말이다.
그 말은 단지 인테리어나 조명의 결과가 아니었다.
공간을 처음 구상하던 순간부터 의도한 감정이었고,
결국 그 감정이 이 브랜드의 출발점이 되었다.
카페나 쇼룸을 브랜드로 만든다는 건 단지 제품만 잘 만든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기획의 본질은 고객이다.
고객이 머물고, 기억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은 결국 감정적인 연결에서 나온다.
그래서 나는 가장 먼저 "어떤 느낌을 줄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 느낌은 ‘우리 집에 친구를 초대한 기분’이었다.
친절하지만 과하지 않은 거리감
청결하지만 생활감 있는 배치
고급스럽진 않지만 감각 있는 취향
이 세 가지를 한 줄로 정리하면,
우리 집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비싼 가구를 쓰지도, 과한 친절을 베풀지도,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테이블을 늘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붐비는 주말에도 여유로운 테이블 간격 덕분에 손님들은 더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
웨이팅 중에는 카운터 앞 쿠키를 구매하거나, 쇼룸을 편히 둘러보다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졌다.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엔, 테라스 쪽에 마련한 공간에서 사진을 찍으며 머무는 이들도 많았다.
나는 대화하기 좋고, 혼자 즐기기 좋고, 구경하기 좋은 조화로운 공간의 감각을 중요하게 여겼다.
공간을 설계할 때 많은 이들이
“내 취향을 담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 말은 맞지만, 절반만 맞다.
취향이 공간을 만들되, 고객이 공감할 수 있어야 브랜드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무드를 그대로 드러내기보다는,
고객이 그 공간에 들어섰을 때
‘나도 이런 공간을 갖고 싶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래서 취향을 전시하지 않고, 번역하려고 노력했다.
주방은 키치 하게, 유럽 감성을 담았고
가벽 너머 쇼룸은 미국식 거실처럼 꾸몄으며
조명은 낮엔 백색등, 밤엔 간접등으로 분위기를 달리했다
쿠키와 소품은 계절과 쇼룸 무드에 맞춰 구성했다.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하나의 집 같은 브랜드가 된 것이다.
책에서 읽은 한 실험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손님들은 메뉴 이름이나 인테리어보다도 그 공간에서 느낀 분위기로 브랜드를 기억한다고 한다.
“여기 조명 너무 좋다.”
“공기 자체가 편안해요.”
“쿠키랑 인테리어가 묘하게 잘 어울려요.”
이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내가 지향한 방향이 맞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공간은 물리적인 구조지만, 브랜드는 감각의 구조다.
단순히 카페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컨셉을 만들고 그것을 일관되게 실현해 나간다면,
작은 평수의 공간에서도 충분히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기획의 본질은 결국, 사람들의 기억에 어떤 감정으로 남고 싶은지를 선택하는 일이다.
디스플레이부터 메뉴 구성, SNS 운영까지 모든 선택은 그 감정을 잇는 연장선에 있다.
나의 정체성과 고객의 감정이 연결된다면, 그 브랜드는 오래도록 기억된다.
손님이 떠나며 어떤 말을 남기길 바라시나요?
당신의 공간에서 느껴지길 바라는 분위기를 3 단어로 표현해 보세요.
내 취향은 고객에게 어떤 감정으로 번역될 수 있을까요?
공간에 감정을 구현하기 위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조명, 가구, 소품 등)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라이킷으로 알려주세요 :) 정말 정말 큰 힘이 됩니다 ♥
연재는 매주 화, 금요일 업로드됩니다. 팔로우하시면 놓치지 않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