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룸은 왜 카페와 함께여야 했는가

by 수아린


“카페도 하고 쇼룸도 해요.”

처음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두 개를 동시에요? 그럼 커피는 그냥 사이드 개념이겠네요?”

“혹시 대형 공간에서 운영하시는 건가요?”


둘 다 아니다.

나는 한 번도 커피를 부업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내 공간은 테이블이 10개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평수에 속한다.

그렇지만 카페와 쇼룸은 이질감 없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보완하며, 함께 하나의 브랜드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쇼룸 하나로는 부족했던 이유


나는 원래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다.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공간을 고민하던 중, 쇼룸만으로는 유입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취향을 담은 셀렉트숍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지만,

1층 공간에 단순히 전시만 하는 방식으로는 유동 인구의 발길을 끌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다 검색과 관찰을 통해 비슷한 취향의 사람만 찾아오는 제한된 유입보다는, 오히려 대중적인 카페를 함께 운영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낮추고 자연스럽게 쇼룸까지 이어지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옷 구경하러 가자”보단 “커피 마시면서 구경하자”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그 차이는 곧 유입의 차이, 체류 시간의 차이, 그리고 브랜드 인식의 차이로 이어졌다.



함께일 때 가능한 브랜드 경험


나의 공간은 우리 집에 친구를 초대하는 컨셉으로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선 단순한 쇼핑 공간이나 단순한 카페여선 안 됐다.

집처럼 자연스럽게, 커피도 마시고 구경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복합적 경험이 필요했다.

주방처럼 꾸며진 진열대,

벽난로가 있는 쇼룸,

커피 향이 나는 거실 같은 공간.


이 모든 게 우리 집 같은 공간이라는 세계관을 구체화해 줬다.

쇼룸과 카페가 분리되어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경험의 연결이 가능한 이유였다.



구조, 동선, 기획까지 전부 ‘함께’를 전제로


처음부터 카페와 쇼룸이 함께일 걸 염두에 두고 공간을 설계했다.

주방 뒤쪽에 가벽을 두어 쇼룸은 보이지 않되, 동선은 연결되게.

쇼바창에 쿠키를 진열해 시선을 끌고, 안으로 들어오면 액세서리와 의류가 연결되도록.

쿠키의 스타일과 쇼룸 제품의 감성을 일치시켜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느껴지게.


이 구조는 카페와 쇼룸이 따로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움직일 수 있는 최소 단위였다.



결론: 쇼룸은 보여주는 공간, 카페는 기억되는 공간


쇼룸은 단지 상품을 진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에게 기억되는 경험을 남겨야 한다.

카페는 그 기억을 유도하는 훌륭한 장치다.

의도하지 않은 유입이,

의도된 브랜드 감각으로 연결되었을 때

비로소 공간 전체가 브랜드가 된다.




Mission Card: 나만의 복합공간 기획해 보기

당신의 제품이나 쇼룸이 고객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가요?

공간에 머물게 하는 장치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이 결합될 때, 고객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당신의 공간은 어떤 스토리로 연결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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