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우 Dec 30. 2022

공부만 하면 무기력해져요....

대체 왜 이럴까요?

우리가 무기력증 문제를 꽤 많이 호소해요

대체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여기에 대해서 정신분석적인 견해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전에 제가 에리히 프롬 책에서

무기력과 관련된 내용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무기력 문제를 설명할 수 없다"

쓴 대목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거 보고 기분이 좀 나빴는데

프로이트가 이미 설명을 해놨거든요?

억제라고

(독: Hemmung : 저지, 방해, 제동...)


저는 저지라고 용어를 쓰는데

억제라는 걸 프로이트가 이미 설명을 해놓은 거예요

암튼 뭐 이런 문제는 제가 다음에 한번 다루도록 하고

오늘 질문 읽어드리겠습니다


20대 중반 여성입니다.

제가 공부에 대해 무기력증이 너무너무 심각해서

일상생활이 잘 안 될 정도예요.

이 증상은 10대 후반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는데요.

ADHD일까요?...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무슨 간단한 테스트에서

ADHD 의심이 나온 적이 있어요

공부 외에는 참을성도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잠깐 학업을 접고 일할 때도 성실했습니다.

지각도 한 번 한 적이 없어요.

인간관계에 문제없다고 생각해서 스트레스받지도 않고요.

남들과의 대화도 잘했어요.

근데 제가 제목에 썼다시피 공부에 대해 집중이 안되고 무기력하고

공부만 하려 하면 폭식증이 생길 정도로 일상생활이 망가져요.

다시 학업을 이어가는데 이게 너무 힘드네요.

제 주위에 다들 학업 성과가 좋은 사람들만 있어서

더 스트레스가 심하고요.

좀 집착이 있는 편이죠

(생 열등감을 가지며 무시당할 거 같다는 생각)

약 먹어볼 생각도 했었는데 부작용도 만만찮더군요.

몇 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이 증상을 어떻게 치유할 방법이 없을까요?

그리고 특정한 것에 집중력 저하되고 무기력한 게 무슨 병인지 궁금해요.

참고로 제가 심리학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어릴 적에 병원에서 MMPI 같은 검사 하면

우울감은 항상 낮고 강박과 편집은 높다고 나왔어요.



공부만 하면 무기력해진다.

그 외의 다른 부분들은 모두 괜찮다는 것에 대해서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어요

공부를 하게 되면 막 무기력해지고 그럴 수 있는데

태블릿이나 컴퓨터 상에 있는 공부하는 내용은

또 집중이 잘 된단 말이에요

그렇다는 건 종이책을 잡고 공부하는 게 문제가 된다는 거예요

보통 이런 현상이 등장하게 되면 학생들이 굉장히 곤란해합니다

집중도 안되고요.

그런데 그 이유를 몰라요

다른 게 다 정상인데

공부만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어떤 말을 할 것 같아요?


난독증이에요

스스로 자가진단 하는 겁니다

난독증이라서 내가 글자를 못 읽는구나!

그러면 상황을 수용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난독증 테스트를 찾아요.


온라인에서

그리고 그걸 다 읽고 결과적으로 난독증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를 봅니다

조금 재밌는 상황이죠?

난독증 테스트가 온라인에 있는 이유가 다 있는 겁니다


과거 제 내담자 한분도 이런 현상이 심해서

종이책 못 보고 태블릿으로 노트 필기 대신 하고

그런 적이 있어요

스스로의 행동에서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adhd로 생각하기가 쉬울 겁니다

과거에 난독증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그런 내용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난독증인데 adhd로 오진해서 약을 처방한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난독증이라고 해도

또 카톡은 잘한단 말이에요

이게 신경증에서 등장하는

'상징저지'문제라고 하거든요?


이 메커니즘은 좀 파악하고 들어가야 되는데

이걸 단순히 난독증으로 말해버리고 끝내면

이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더 이상치고 들어갈 방법이 없어요

즉,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어야 된다는 거예요

이 부분은 특히 신경과나 정신과에서는 중요할 겁니다

치료 부분에 있어서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의사에게 이야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물론 실제 케이스도 있죠


제가 하는 정신분석이 뭡니까?

디지털 정신분석 아니에요

채팅하는 거예요

난독증으로 진단받은 학생이 있단 말이에요

이 학생이 저하고 디지털 정신분석을 했단 말입니다

말로 하는 것도 아니고 글자로 하는 건데요

왜 가능했겠어요?

종이 책만 안 되는 겁니다


이런 경우에도

의사를 믿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치료효과가 배로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지금 질문자분한테 상징저지라는 문제가 등장했고

그것이 공부를 좀 방해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시야의 문제도 포함이 될 수는 있는데

여기에 대한 내용은 넘어가고요


이런 현상이 왜 신경증과 관련성이 있냐?

이게 10대 후반에 시작이 됐죠?

이차성징 지나고 나서 발병하는 신경증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거예요

생물학적 원인이 없잖아요


실제 사례를 하나 말씀을 드린다면

제가 아는 분 하나는

10대 후반에 이런 현상이 온 거예요

글을 거의 읽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공부를 해도 듣기로만 했단 말이에요

근데 어릴 때는 듣기로만 공부하고

친구들하고만 대화하고 뭐 이렇게 지냈어요

나이가 들어서 카카오톡이 나오고

그걸로 이제 사람들하고 연락 주고받고 하니까

이건 또 잘한단 말이에요

책은 못 읽는데

그분이 그래도 제 책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신 분이란 말이에요

종이책까지 사가지고 보관을 하셨어요

이 분이 정신질환을 굉장히 오래 앓았는데

저에 대해서 평가가 좋으시니까

저도 이제 고마울 거 아니에요?

그분 상태가 좋지 않았던 어떤 날이 있어요

그런데 저 하고 분석관계가 아니었거든요?

예전에 저하고 잠깐 하다가 말았는데

자기 증상에 대해서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병원을 가면 약만 받아오는 거고


제가 직접 분석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무슨 생각을 했냐면

그분이 제 책 가지고 있잖아요

제 책이 임상서니까

책 내용 중에서 그분 증상하고 좀 맞물리는

부분들이 여러 군데가 있단 말이에요

그렇게 한참 타이핑을 시켰어요

그날 한 시간 넘게 했을 거예요 


한참 타이핑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글이 읽힌대요

거짓말처럼 들리실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어요

당시 카톡 내용

주변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이 많으면 좀 스트레스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자기가 너무 쳐지는 느낌이 드니까

열등감도 좀 들 거예요 

본인도 잘하고 싶은데 도저히 되질 않으니까

굉장히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진단명 자체를 궁금해하시는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한 정신의학적 진단명은

굉장히 많은 진단명에서 (이런 현상이) 등장하고요

정신분석에서도 각각의 정신구조를 통해서

상징저지가 일어날 수가 있어요

딱 정해져 있는 게 없어요


어떤 행동에 어떤 진단명으로 라벨링 하는 게

마치 마트에서 물건 사는 거처럼 보여서 저는 좀 마음에는 안 들어요

또 그런 식의 겉보기 진단을 선호하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심한 증상 같으면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

딱 맞아 들어가니까 바로 치고 들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기는 하죠


또 하나 조금 관심이 갔던 부분이

MMPI검사를 하신 것에 대해서 언급하신 거예요

우울감이 낮고 강박과 편집이 높다고 했다면

이걸 제 관점에서 본다면

기본적으로 생각이 많아요

에너지도 많단 말이에요

근데 그 생각자체가 중심이 안 잡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연결이 마구 되는 거예요

그리고 거기에서 논리적 정합성을 만들어야 되는데

이게 안 된다는 말입니다

이동이 너무 심해서요

(다른 정신분석 서적에서 '전위'로도 표현되는 내용)


그리고 정신치료에서 좀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게

진단명이에요

사람들이 진단명을 자꾸 물어보고 싶어 하죠

자기가 왜 이런지

그 진단명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합니다

만약에 병명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으면 

어떤 사전조치를 할 수 있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럴 때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진단자체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거예요

그런데 사전에 진단명을 알게 된다면

자기 행동의 합리화 도구로 활용이 돼요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도 그걸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진단은

자신이 신뢰하는 치료 담당자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권해요

다른 데서 엉뚱한 진단명 알아가지고

"나 공황장애라서 못해"

이런 소리 하는 거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사실 정신질환의 경우는 진단명 미리 안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사전에 겁먹으면 격리를 시켜버리는 거죠

스스로 고립되면서 주변 관계 다 끊어버리고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 중 하나가 고립이에요

많은 분들이 고립상태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조금 보입니다

고립에서는 좀 벗어나시는 게 도움이 돼요

(주변과) 연락 끊지 말고 계속 연락하면서

대화도 주고받고 같이 만나서 밥도 한 끼 먹고 하는 게

아주 사소한 것 같은데

그게 정신 건강에는 굉장히 중요해요


그럼 여기까지 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성인 adhd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