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 눈으로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닿지도 않는 곳에서 가만히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소리내어 울지 않아도 물결처럼 잔잔히 다가오는것. '예쁘다'는 말이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걱정과 슬픔을 단단히 묶어 실패처럼 돌돌 감아두고 싶습니다. 엉켜버린 감정들을 그대로 감아두고 싶습니다. 모르는 새에 초승달이 되었다가도 언젠가 다시 차오르는 보름달처럼 그렇게 사랑은 썰물처럼 쓸려나갔다가 다시 되돌아옵니다. 앞만보고 걸어가다 무심코 뒤를 돌아봤을때, 당신의 사막에는 나를 기다리는 별만 무수히 많았습니다. 반짝이는 별들로만 품에 가득한데, 정작 당신의 밤은 어디에 있나요. 내가 없는 곳에서도 여전히 나를 향하는 당신의 빛은 등대가 되어 굳건하게 하루를 견뎌냅니다. '예쁘다'는 말이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빛나는 별인 줄 알았던 것들이 나의 허물이었음을 몰랐습니다. 바래진 나의 허물들을 안고서 말없이 쓰다듬고 있던 것이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