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틈새
막 깨어나서 기지개를 켜는 아침의 태양은, 계절과 장소와 무관하게 언제나 ‘신선하다’.
신선하다는 느낌은 뭐지? 프레시함? 다른 나라 말인데도 어째 그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잠시 표현할 말을 찾아본다. 풋풋함, 새로움, 활기…, 몇 단어를 떠올리다 포기한다. 강력한 태양의 빛을 받아내느라 곳곳에서 팡팡 터지듯 날카롭고 눈부시게 빛을 쏘아내는 평범한 장면들이 얼마나 소박하면서도 화려한지, 이른 아침 길을 나서보길 권한다.
꼭 공기 좋고 풍광이 좋은 한적한 곳을 찾을 필요도 없다. 그저 우리가 몸담고 사는 거리를 걸어보는 거다. 하늘도 보고, 번지는 태양도 보면서.
선선한 공기와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초라한 거리들이, 일상의 피로가 스며 있는 장소들이, 한결 산뜻하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아침 산책을 하고 집을 향해 걷다보면,
왠지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고,
왠지 조금 더 살만해지는 것 같고,
왠지 조금 더 씩씩해지는 기분이 든다.
* 같은 날 돌아오는 길에 햇빛을 받으며 역광으로 몇 컷의 사진을 찍었다. 그토록 눈부시고 반짝이는 해가 드리운 이른 아침의 어두움. 일상을 향해 빛 속을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실물로는 덤덤하게 보였는데, 역광으로 찍은 사진 속에서는 알 수 없는 고독이 느껴졌다. 아, 빛이란 녀석이 참 요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