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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미 Sep 19. 2023

사람 살리는 '공감'

인간중심 미술치료

우리는 간혹 마음이 아프면서도 무엇 때문에 아픈지 왜 아픈지 언어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다. 아동의 경우부모의 강압이 두려워 언어 표현을 스스로 포기할 때도 있다. 그에 비해 자발적으로 그린 그림은 언어보다 이성의 통제를 덜 받는다. 때문에 무의식의 세계 및 비언어적 요소까지 나타낼 수 있어 내담자의 치료와 성장을 유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언어보다 더 섬세한 미술치료 심리이론 중 '인간중심 미술치료(칼 로저스 창안)' 배울  상대 이해하는  공감적 수준이 어느 정도나 될지 궁금한 마음이 생겼다.


인간중심 미술치료의 핵심은 내담자의 무조건적 존중이다. 내담자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일깨워 '자기실현'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그러기 위해 치료자는 진단에 중점을 두기보다 내담자가 자기실현 욕구를 자각할 수 있도록 진솔성,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와 같은 태도로 다가가는 것이 우선이다.


기서 공감적 이해나의 입장은 접어두고 오직 내담자의 감정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며 그의 마음에 깊숙이 들어가 미처 자각하지 못한 감정까지 찾아내도록 돕는 과정 말한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경험과 감정, 신념 등 내면적 의미에 완전히 몰입하여 의사소통할 수 있는 단계가 공감적 이해의 최고 수준이란 다. 제대로 공감해 주었을  내담자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낀다.  충분히 이해받고 있다는 감정 경험까지 하게 되어 자기 개념을 확장하는데 필요한 토대와 힘을 얻을  있다. 공감이 스러져가는 한 사람의 삶을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었다.


여기서 곰곰 생각에 잠겼다. 공감적 이해 수준이 높은 전문 치료자는 아니지만 수없이 공감을 입에 리며 나름 공감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짐작했다. 마음의 소리가 터졌을 때 귀 기울여 들어주고, 맞장구를 놓는 정도면 충분한 공감일 거라고. 그것이 공감을 동감쯤으로 착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첫아이를 키우면서도 공감할 줄 아는 신세대 엄마라고 자부했는데 아이와 내 생각의 충돌이 갈등으로 치달아 적잖이 실망했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동네 청소년 수련관에서 심리상담이란 걸 해준다기에 아들과 함께 찾아갔더니 어린이 성격유형검사(MMTIC) 및 학습흥미검사, 학습방법진단검사를 진행해 주었다. 내게도 MBTI 검사실시다. 20여 년 전 일이라 성격유형검사가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닥쳐서 공부해야 능률이 오르는 성향이었고, 나는 계획을 세워 미리미리 준비하는 스타일이라는 결과를 듣게 되었다. 상담사는 그동안 엄마의 학습 경향을 따르느라 스트레스받았을 거라며 4학년쯤 되었으니 아이에게 맡겨보거나 조율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조언해 주었다. 수긍하고 돌아오긴 했지만 아들의 처지가 되어 온전히 이해하는데 거북이걸음이었던  솔직한 고백이다.


기원전 5C경

▪︎내가 간섭하지 않으면 그들이 스스로 자신을 돌본다.

▪︎내가 지배하지 않으면 그들이 스스로 바르게 행동한다.

▪︎내가 설교하지 않으면 그들이 스스로 개선한다.

▪︎내가 강요하지 않으면 그들이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된다.

했다는 '노자'의    아이를 바꿔야 할 대상으로 본 지난날의 미숙을 애도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름을 인식하기 전에 내 방식으로 간섭 먼저 하려 했던 시점을 지나기가 왜 그리도 어려웠던지 아득한 생각에 겸연쩍어 괜스레 머리만 긁적거렸다.


공감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 타고난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진지한 관심으로 다가서면 그의 생각과 감정, 의도에서 비슷한 정서를 감지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공감받은 사람은 인정받았다고 느껴 자신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힘을 얻는다니 강력한 위로가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에그, 참 안 됐다'는 반응이 아니라 '너 정말 속상했겠다'며 상대방의 감정으로 다가설 때 공감적인 소통을 나눌 수 있다는 걸 알게 시간이었다.


진정한 소통과 공감의 힘이 점점 더 요구되는 시기에 올바른 공감에 대해 공부하게 돼 정말 다행이다. 공감 능력도 노력에 따라 밀도와 농도가 달라진다고 하니 배운 만큼 깊이 이해하는 공감녀가 돼봐야겠다.




대문사진: 팀 화이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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