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신문, 책, 인터넷 곳곳에는 내년을 전망하는 글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었다. 올해는 그들을 대하기 전에 나를 먼저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습관처럼 새해를 맞이하기보다 내 습관을 돌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2023년 그 어딘가에 서 있을 나에게 짧게나마 편지를 썼다.
첫 번째,
너의 tempo를 만들길.
세상의 시계와 네 시계가 다르게 간다고 느낄 때, 특히 너의 시계가 자꾸 늦어지는 것 같다고 느낄 때 조급해한다는 걸 잘 알아. 하지만 급할 필요 없어. 네가 가장 숨 쉬기 편한 리듬으로 너만의 템포를 만들어 가길 바래. 그게 가장 너 다운 모습이야.
두 번째,
많이 비우고 많이 돌아보렴.
유독 사람과의 관계에 민감하지? 혹여나 관계가 나빠지게 되면 그로 인한 아픔과 고통을 어떻게 감내해야 하나 두렵기도 하지? 누군가의 마음을 향한 욕심을 내려놓고, 네 탓이라는 생각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마음은 그렇게 가볍진 않아서 네가 원하는 대로 끌려오지 않을 거야. 하지만 또 마음은 생각보다 단단해서 네가 걱정한 만큼 쉽게 부서지진 않을 거야. 많이 비우고 돌아보면서 너 자신을 잘 보듬고 헤아려주길 바래.
세 번째,
네가 바다 같은 사람이면 좋겠어.
바다는 아무리 거센 파도가 쳐도 그 자리에 있잖아. 그리고 파도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가장 아름다운 빛으로 평온하게 자리를 지키지. 가끔은 인생에 파도 같은 순간이 와도 피하지 말고 그 자리에 있어봐. 너를 더 단단하고 빛나게 할 거야.
끝으로,
이 기도를 꼭 기억하고 가끔씩이라도 되뇌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