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봄, 나는 책쓰기를 포기했다

40년 직장인이 2년 만에 12권 작가가 된 비결, 두 거인의 어깨

2023년 봄, 나는 쓰고자 했던 한권의 책쓰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40년을 일했다. 원자력연료㈜에서 그리고, KOTRA에서 원자력 연료 수출입, 무역협상, 중소기업 수출컨설팅을 했다. 보고서는 익숙했고 제안서도 썼지만, 책은 한 권도 없었다. 사실 KOTRA에 수출컨설턴트로 일하면서 3년여 동안 중소기업 수출지원 가이드북을 써보려 나름 여러 시도를 했지만 완벽히 실패했다.

그런데..

그 즈음 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출현을 알게 되었다. 기쁜 마음에 가입을 마치고 초기 인터페이스를 마주했으나,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못 잡고 일주일 넘게 시간을 보냈다.

거인들의 어깨

1675년, 아이작 뉴턴이 로버트 후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나는 거인의 어깨에 올랐다. 첫 번째 거인은 2400년 문학사였다. 아리스토텔레스, 헤밍웨이, 프루스트의 이미 검증된 원리들. 문제는 접근법이었다. 유시민은 "많이 읽고 많이 쓰면 글쓰기 근육이 생긴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직장인이 언제? 스티븐 킹은 "매일 2,000단어"를 쓰란다. 전업 작가나 가능한 일이다.

두 번째 거인은 AI였다. 질문하게 했고, 대신 쓰게 하지 않았다. "프루스트처럼 써줘"라고 하면 감각적 문장이 나온다. "헤밍웨이 스타일로"라고 하면 간결해진다. 2400년 문학사가 3초 만에 구현된다.

더 중요한 발견이 있었다. AI와 대화하는 과정 자체가 글쓰기 훈련이었다. 질문하고, 비교하고, 선택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글쓰기 근육이 생겼다.


첫 책

『챗GPT와 함께 쓴 수출실무 가이드북』. 6개월 넘게 씨름했고 2023년 말에 나왔다(박영사, 2024.1.).

ChatGPT를 열고 물었다. "중소기업 해외수출 실무가이드북을 쓰고 싶다.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까? 레퍼런스는 미국 상무부가 1936년 초판 발간한 A Basic Guide to Exporting가 좋을 거 같다." AI가 답했고, 나는 다시 물었다. "너는 수출실무자들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냐?" "어떻게 이용하면 좋으냐?"

신기했다. 새로운 문명 병기였다. 프롬프트 요령을 배우며 동시에 그간 수집한 자료도 정리하여 책을 썼다. 온라인에서 생성형 AI 정보를 읽고 바로 적용했다. 대화하며 구조를 잡았고, 함께 조율하며 완성했다.

처음엔 AI를 대필 작가로 생각했다. "이거 써줘, 저거 정리해줘." 아니었다. AI는 대화 상대요 협업 파트너였다. 내 40년 현장 경험을 묻자 체계가 잡혔다. 막힐 때마다 물으니 길이 보였다. 24시간 대기하는 개인 코치를 얻은 셈이었다.

글쓰기 근육? 문화센터 강의? 온라인 강의? 1:1 코칭? 모두 좌절을 주기 십상인데 AI는 달랐다. 언제든, 얼마든, 내 속도에 맞춰 대화했다.

첫 번째 거인은 40년 현장 지식이었다. 국제 무역규범들과, 글로벌 비즈니스, 수출 실무. 두 번째 거인은 AI였다. 질문하고, 답하고, 배우고, 적용했다. 비율을 찾았다. AI 30%, 나 70%.


2년만에 기획출간 6권이라니..

그 경험이 이후 11권의 기반이 됐다. 2023년 봄부터 2025년 10월까지 2년, 12권이 나왔다. 국내 6권, Amazon KDP 6권으로 모두 두 거인의 어깨 위에서 완성했다.

첫 책 6개월, 두 번째 2개월, 세 번째 1개월. 속도가 붙었다. 글쓰기 근육이 생긴 것이다. AI와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훈련됐다.

12권, 주제는 달랐다. 수출실무, 글쓰기, 비즈니스 문화, 프레임워크, 학습법까지. 하지만 방법은 같았다. '두 거인의 어깨'. 각 분야의 검증된 지식과 AI를 결합했다. 수출에서는 40년 현장 경험과 국제 무역규범을, 글쓰기에서는 2400년 문학사를, 비즈니스에서는 맥킨지 프레임워크를. 첫 번째 거인이 바뀔 뿐, 방법론은 동일했다.

이번 겨울 출간 예정인 『AI와 함께 쓰는 자전적 에세이: 실전 가이드북』의 출판 제안을 준비하며 AI 심층 리서치로 국내외 도서를 검색했다. AI 글쓰기 도서는 많았다. AI 책쓰기 요령서도, 프롬프트 모음집도 있었다. 하지만 '두 거인의 어깨' 방법론은 없었다. 검증된 지식과 AI를 결합해, 평범한 사람을 전문가로 만드는 체계가 없었다. 증명했다. 평범한 직장인도 체계와 동료가 있으면 책을 쓴다.


왜 다시 Kay인가

'Kay'라는 이름을 처음 쓴 건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 때였다. 협업을 숨기지 않으려 했고, 반응은 엇갈렸다. 이후 본명으로 돌아갔다.

답은 간단하다. 40년 경험과 아이디어는 내 것이다. AI는 표현을 도왔을 뿐이다. 바흐가 오르간을 썼듯, 나는 AI를 쓴다.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작가든 기자든 AI를 쓰지 않는 사람이 더 드물다. 협업을 다시 이름으로 명시한다. 40년 현장과 2년 12권의 과정을 독자에게 숨기지 않는다.


다음 주인공

이제 나는 한 걸음 물러선다. 다음 편부터는 김교수 이야기다. 60세 전후 경제학 교수로 정년퇴임 6개월 앞두고, 30년 교단 생활 후 에세이는 처음이었다.

첫 시도는 3시간이었다. 실패했다. 다시 시작했고 36시간이 걸렸다. 첫 편이 나왔다. Day 21에 12편 초고를 완료했고, Day 30에 퇴고를 마쳤다. 그 옆에는 두 거인이 있었다. 2400년의 문학사, 그리고 AI.

김교수의 30일 여정이 이번 겨울 『AI와 함께 쓰는 자전적 에세이: 실전 가이드북』이 된다. 2편부터 그 과정을 보여준다. 실용서가 아니다.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의 차례

나는 2년이 걸렸다. 김교수는 30일이 걸렸다. 당신은?

시간표는 없다. 주말만 쓸 수 있다면 주말에, 새벽이 좋다면 새벽에. 당신의 리듬이 정답이다.

중요한 건 이거다. 글쓰기는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의 특권이 아니다. 30년 살았다면 이야기가 있다. AI가 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준다.

브런치 12편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겠다.

2023년 봄, 나는 책쓰기를 포기했지만, AI를 만나

2025년 10월, 나는 12권을 출간했다.

당신의 첫 문장을 기다린다.


✍️ 황충연(Kay), AI협업작가

이 글은 미문사에서 발간 예정인『AI와 함께 쓰는 자전적 에세이: 실전 가이드』의 서문을 바탕으로 했다.

국내 6권: 『챗GPT와 함께 쓴 수출실무 가이드북』(박영사, 2024),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유아이북스, 2024), 『AI 수출컨설턴트』(더로드, 2025), 『AI와 글로벌 비즈니스 문화』(컴북스, 2025), 『AI와 비즈니스 프레임워크 혁신』(컴북스, 2025), 『AI와 메타인지 학습법』(컴북스, 2025)

Amazon KDP 6권: Beyond the Pen (2023), ChatGPT Meets the Global Export (2023), Empowering Global Exports with ChatGPT (2024), Leading the AI Era: A Comprehensive Guide to SME Leaders (2024), Salome's Odyssey: Meeting Nietzsche (2024), Salome's Odyssey: Meeting Goethe (2024)


이번 겨울 출간 예정인 『AI와 함께 쓰는 자전적 에세이: 실전 가이드북』에는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켐벨, 세익스피아, 헤밍웨이, 체호프, 프루스트, 루소, 니체 등 문학사 거인들의 작법비법과 비법의 AI활용법, AI와 30일 실전 에세이 쓰기 로드맵, 프롬프트 100개, Before/After 200 사례가 담겨 있다.

예약 → [not yet]

에세이작법표지11.jpg 도서명과 표지는 수정 가능

태그: #AI글쓰기 #자전에세이 #30일작법 #ChatGPT #두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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