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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화해하면, 내 아이와도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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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원하거나, 담임교사의 판단하에 초등학생을 상담해야 하는데 부모의 동의절차 없이 아이를 상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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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님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아이가 뭐가 문제가 있어서 상담실에 보내냐! 다른 아이들이 보면 우리 아이가 문제 있다고 생각할 것 아니냐! " 하고 화를 내시는 부모님들이 계셨습니다.


중, 고 학생들은 부모님 동의 없이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 상담을 시행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학생 상담 시 학부모님의 동의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이는 상담을 원하지만 부모님께서 자신의 가정사가 타인에게 드러나는 것이 싫어 상담을 반대하는 경우

아이를 만날 수 없는 경우가 왕왕 있어 참 안타깝습니다.



일반적으로 저는 아이 초기 상담 1회 실시 후 부모님을 만나 상담합니다.

부모님이 어린 시절 주 양육자는 누구였는지, 그 양육자는 부모님께 어떻게 대해주셨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본인이 태어났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누가 가장 자신을 이뻐했고, 혹시나 미워했는지도 질문합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이 자신은 크게 사랑받고 자라지 못했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남아있습니다. 지금 몸은 성인이 되었지만 마음은 아직 자라지 못한 소년, 소녀에 머물러 있는 경우기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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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다 늙어버린 부모에게 화를 내고, 원망을 표출해도 내 마음이 편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쑥불쑥 무의식 중에 올라오는 부모에 대한 화가 표출되어 가족 간의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또 후회하기도 하죠.

부모님들은 "니들도 자식 낳아서 길러봐라. 내 마음 알 거다." 하시지만 아이의 모습에서 어린 과거의 내가 보여 부모가 잘못했던 기억들이 더 선명하게 떠올라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몇 십 년이 지나도 상처받고 성장하지 못한 소년, 소녀인 나 자신을 보듬어 주세요.

그러기 위해서 노인이 되신 부모님을 미워하기보다 이해하고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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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님은 지금도 "너희 키울 때는 이쁜 자식 매로 키우고, 미운자식 떡 하나 더 준다."라는 말을 하십니다. 체벌이 정당화되었던 시대적 문화를 통해 자신도 자식을 잘 키우고자 때렸다는 것을 피력하십니다.

아동보호법에 근거하면 지금 60.70.80대 어르신들 대부분이 아동학대 가해자가 됩니다. 어르신들이 우리를 키울 때는 부모교육이 거의 없던 시대라 그저 학교에서 체벌도, 가정에서의 체벌도 다 아이를 잘 키우려는 명목하에 용인되었습니다.


지혜롭게 나의 서운함도 표현하고 부모의 잘못도 용서하며 사랑해 드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힘들지만 나 자신과 내 자녀를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 엄마 나 00 일이 있었을 때 그때 내가 어려서 많이 서운했어요. 그래도 나 낳고 키운다고 애써 주신 거 감사해요.."

그리고 제가 아는 한 여자 교수님은 지금 90대인 엄마에게 "엄마 나 그때 오빠는 고등어 주고, 난 안 줬잖아. 지금이라도 요기 있는 고등아 살 발라서 내 밥 위에 좀 얹어주면 너무 좋겠어요"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내 마음도 토닥이면서 연로하신 우리 부모님을 용서해 주세요.

부모와 내가 마음의 앙금이 사라지면, 내 아이와도 좀 더 편안한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를 이해하고 용서하면, 내가 좋은 부모에게서 자란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내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멋진 내가 낳은 아이는 나의 좋은 유전자를 이어받았으니 내가 더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주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자녀와 관계가 좋지 못하다면, 내 부모와 나 자신의 관계가 어떠한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를 위해 못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내 아이가 더 잘 자라기 위해 내 부모를 용서하고 사랑해 주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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