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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담실에서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아이들이 던지는 "공부는 왜 해야 해요?"라는 질문입니다.
아마 가정에서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 질문을 받으면 어떤 대답을 해주시나요?

학생들의 말에 의하면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답하신다고 합니다.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공부해야 해." "돈 많이 벌려면 공부를 잘해야 하잖아."
"지금은 하고 싶은 게 없어도, 나중에 원하는 게 생겼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공부해 둬야 해."
이런 말씀들, 정말 부모님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요즘은 공부를 특별히 잘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먹방 유튜버로 큰돈을 버는 사람들, 게임을 잘해서 억대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 장사 수완이 뛰어나 사업으로 성공한 분들...
아이들 눈에는 '공부 = 부자, 성공'이라는 공식이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시간이 지나도 자신의 꿈이나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원하는 게 있을 때"라는 말도 아이들에게는 추상적으로만 들릴 수 있고요.

요즘 우리 아이들은 정말 흥미진진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휴대폰, 컴퓨터, 넷플릭스, 유튜브... 손끝만 움직이면 원하는 모든 콘텐츠를 즉시 볼 수 있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다른 영상으로 넘어가면 되고요.
그런데 공부는 어떤가요? 재미없어도 끝까지 암기해야 하고, 지루해도 문제를 끝까지 풀어야 합니다.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공부가 유독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지루한 공부는 정말 왜 해야 할까요?
제가 오랫동안 상담 현장에서 느낀 것은, 공부의 진짜 가치는 점수나 지식 자체가 아니라 성실한 태도와 끈기를 배우는 과정에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 외우는 영어 단어, 지금 푸는 수학 공식들은 성인이 되면 대부분 잊어버립니다. 심지어 시험이 끝나면 바로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들도 많죠.
하지만 학창 시절 공부를 통해 노력과 끈기를 기르는 삶의 태도와 자세는 평생 이어집니다.

매일 계획을 세우고, 할당량을 정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연습.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 보는 경험. 실패했을 때 자신을 돌아보고 보완점을 찾아내는 습관. 이 모든 것들이 바로 공부를 통해 얻는 진짜 보물들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지적 유연성' - 한 가지 방법이 막혔을 때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는 능력,
'메타인지' -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 '자기 효능감' -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 '회복탄력성' -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힘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가 성실한 태도로 학교생활을 했지만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화가 나거나 불안해하지 않으실 겁니다.
낮은 시험 점수는 그날 좋지 못한 컨디션일 수도 있고, 특정 부분의 학습 부족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하고 함께 고민하는 태도입니다.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보고, 노력을 통해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믿는 마음가짐 말이죠.
그러니 단편적인 시험 점수에 흔들리지 마시고, 아이가 꾸준히 배워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지자, 파트너가 되어 주세요. 부모님도 취미생활, 재테크, 어학공부 어떤 분야든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어떤 길을 가든 — 사업가든, 직장인이든, 혹은 가정을 돌보는 사람이든 — 성실함과 끈기는 반드시 필요한 삶의 자산입니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성장하는 아이들이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런 부모의 든든한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내적 동기를 갖고 공부할 힘을 기르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