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무더위와 어울려 살아가는 생명
지난여름은
참으로 대단하게, 엄청나게 무더웠다.
무덥다기보다는 뜨거움 그 단어가 어울리는 그런 날씨가 아니었던가.
한 여름 산천에는
차가움을 그리워하면서 찾는 여행자들이 계곡의 곳곳에 모여 무더위를 식혀야 했었다.
비단 여행자뿐만이 아니라 물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들과 산을 좋아하는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피하려 달아난다.
그곳에 가면
맑은 물이 있어서 물의 차가움으로 온몸을 식혀야 했고
그곳에 가면
청명한 하늘이 있어서 해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말려야 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초록의 푸르름을 통해서 일상에서의 번잡스러움을 잊기 위해 내려놓음을 느껴야 했다.
자연은
계절을 만들어 때마다 시마다 인간에게 많은 것을 돌려주고 있었다.
인간은 돌려받은 것을 감사해하기보다는 있음에 당연해하고 있음에 막 헤집고 있음에 귀찮아한다.
그래서
참으로 대단하게, 엄청나게 무더웠던 여름을 고통스러워했다.
그 여름에
계절이 주는 의미를 마음껏 느끼고 돌아왔었다.
연꽃의 세상을 경험한 것이다.
산을 좋아하고
나무를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는
내가
처음으로 연꽃의 세상에서 초록을 만났다.
온도계의 높이는 34를 오르내리는 엄처난 뜨거움을 안은 한낮의 광활한 대지였다.
어릴 적
산골의 웅덩이에서 검은 진흙을 안고 자라던 그 연꽃이 아닌 엄처난 크기의 연잎을 보았다.
여름 햇살의 뜨거움보다는 연잎을 만나고 분홍의 고혹한 자태를 자랑하며 보란 듯이 선 꽃들을 보았다.
참
아름답고 형용할 수 없는 반가움과 경이로움을 느껴야 했다.
어느 곳이 든 식물은 자라고 산재되었지만 이처럼 자신의 모습을 자신감 있게 자랑하는 식물은
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야생화를 좋아하고 야생화의 아름다움과 이끌림에 견딜 수없어서 분재를 하게 된
나로서는
연꽃의 커다란 모습과 화려함에 눈을 뗄 수 조차 없었다.
아니
날씨의 고통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경험이었다.
연은
그렇게 만났다.
초록은
노랑과 파랑의 중간색으로 스펙트럼의 파장 520nm 윗부분의 색. 2003년 색 이름 개정에 의해 녹색의 색명이 초록으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평화와 안전, 중립을 상징하며 우리 눈에 가장 편안함을 주는 색이다. 안전색채(安全色彩)에서는 안전과 진행 및 구급·구호의 뜻으로 쓰여 대피장소나 그 방향, 비상구, 진행 신호기, 구급상자, 보호 기구 상자, 들것의 위치, 구호소 등의 표지로 사용한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혼합색인 초록은 온도 감에서는 중성색에 속하므로 강렬한 느낌보다는 중성적인 느낌이 들고,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와 격한 감정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초록 차크라(심장부)는 심장 신경총에 있으며 사랑, 동정, 조화를 나타낸다. 또한 초록(진녹색과 연두색 모두)은 근육과 뼈, 그 밖의 세포막을 재생한다. 초록은 산성도 알칼리성도 아니며, 파란색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용된다. 초록은 심신을 시원하게 하고, 완화시키며, 안정시킨다. 또한 긴장을 완화하고, 혈압을 낮추며, 교감 신경계에 최면제 작용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초록 [Green, 草綠] (색채 용어사전, 2007., 도서출판 예림) 인용
인간에게 있어서 초록은 해로움 보다 이로움의 의미로 다가온다.
그 초록의 중심에 식물이 존재한다.
식물은 지구가 생성되면서부터 존재하여 우리의 실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었다.
식물은 먹거리나 볼거리나 놀이 걸이에 메인이 되면서
인간사의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그 존재감을 연꽃을 보면서 깨닫게 된 것은 아마도 그네들의
자태나 상상 이상의 거대한 모습에서 경이로움을 느껴야 했던 것이다.
그 한가운데 선 한송이의 꽃 봉오리는
14세기의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100년 전쟁을 이끈 잔다르크의 오른손에 든
불타는 횃불과 흡사하였기에 명명하여 보았다.
어울림이 완벽하다.
세상에서 우뚝 선 초록의 의미와 식물의 의미를 우월하게
자랑하고 있었다.
수련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화려함 보다도 웅장 함이다.
작가는 불자가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찰마다 모셔진 불상을 보는 듯하다.
그 옛날
고전 이야기
심청에서
아름답고
연약하지만
강단 있고
결단력 있는
그녀를
나타내고자 할 때
연꽃 같은 심청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꽃의 색과 우아함을 보면
아름답고 여린듯한 꽃잎이지만
손 끝으로 느껴 보았더니
다른 어느 꽃 보다
생명력 있는
강인함을
보았다.
계절의 가운데서 만난 연꽃의 조화가
무더위로 시들었던 생활의 활력과
쉬어가는 생활의 휴식에 우아한 강인함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
새롭게 만나게 된 연이
인연이 되어서
행복했었다.
Ps=함양상림공원(경남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 1047-1)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