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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Aug 27. 2022

아무것도 하지 않기의 힘 ● 몸의 이완

<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지금, 뭐가 느껴지니?

나는 외발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사는 사람 같았다. 페달을 멈추면 넘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사람, 넘어지고 난 다음에 다시 일어서서 페달을 밟더라도 남들보다 저만치 뒤처져서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곳에 홀로 서 있는 사람, 그 아득한 느낌이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내 삶에 편안히 멈춰서 쉴 만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다.


당시, 나는 피곤한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고 있었다. 요가 레슨을 받으러 가던 날도 손가락 하나 꼼짝하고 싶지 않은 상태였지만, 꾸역꾸역 무거운 몸을 이끌고 움직이는 동작을 계속했다. 그때 마음이 몸에게 물었다.


"지금, 뭐가 느껴지니?"
"그냥 무겁고, 피곤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고, 별로 느끼고 싶지도 않네."

마음의 물음에 몸은 그저 피곤하다고만 했다. 누워서 몸을 느끼는 것은 점점 더 괴로워졌다. 계속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선생님, 이상하게 누우면 자꾸 어지럽고, 허리가 아프네요. 예전에는 누우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는데, 왜 이럴까요?"


S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듣더니, 담요를 접어 내 허리를 받쳐주었다. 머리에도 접은 담요를 베개처럼 받쳐주었다. 그러자 한결 편안해졌다. 그 상태로 선생님이 들려주는 싱잉볼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오늘 레슨은 '아무것도 안 하기'를 해봅시다.


허리가 아픈 것이 한결 나아지고 어지럼이 덜해졌다. 내 몸과 마음은 그저 싱잉볼 소리를 듣고 있었다. 불편한 것들이 사라지자,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싱잉볼이 내는 소리 하나만 있는 것처럼 고요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요. 그것을 느껴봅시다."


갑자기 냉기로 차가웠던 얼굴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는 눈물을 닦지 않고 싱잉볼이 내는 소리를 그저 듣고만 있었다. 이제 세상에는 싱잉볼 소리와 나, 몸과 마음이 있을 뿐이었다. 잠자코 누워 있던 몸이 마음에게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그래도 괜찮아.

소마틱스 분야의 대표적인 기법 중 하나인 알렉산더 테크닉은 몸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긴장에서 비롯되는 움직임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Non-doing'이라고 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걸까? 


많은 순간, 나는 무엇을 향해 가는지도 모르면서 늘 뭔가를 하기에 바빴다.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의 의미와 가치를 잊고 'Doing'에만 매달며 지냈던 것 같다. 목적 없이 방황하는 수많은 애씀과 'Doing'이 나를 얼마나 지치게 하고 있었는지 그동안 모르며 살았던 것이다.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충분히, 괜찮았다.



- 허휴정, <마음이 힘들면 몸을 살짝, 움직입니다> 중에서 https://url.kr/uszy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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