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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만년필 Nov 17. 2023

Jagged Little Pill-앨라니스 모리셋(하)

앨범에 더 진심, 그리고 또 그래미(Grammy)

"록커는 앨범이지!"

앞서 이미 언급한 대로,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앨범 [Jagged Little Pill]은 좋은 노래로 가득하다.

그래미(Grammy)도 여러 개 받았고,

기록적인 음반 판매량에,

전문가들의 찬사까지 받는 앨범이니,

‘개별 싱글 곡들의 빌보드 싱글차트(Billboard Hot 100) 성적 또한 화려하지 않았을까?’라고,

다들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앨범에 수록된 12곡 중에, 빌보드 싱글차트(Billboard Hot 100)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른 곡은,

‘Ironic’이고, 4위에까지 올랐다,

그다음이 'You Learn’인데, 6위에까지 올랐다.

'Ironic' 싱글 앨범 커버(좌)와 'You Learn' 싱글 앨범 커버(우)

“뭐? ‘You Oughta Know'가 아니고?”

“‘You Oughta Know’ 빌보드 1위 곡 아냐?”

“그럼, ‘Hand in My Pocket’은?”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머릿속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38회 그래미 시상식(Grammy Awards)에서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이 받은 4개의 상을,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하자면, 2개는 노래에 대해서, 2개는 앨범에 대해서 받은 것이다.


2개의 상을 받은 노래는 ‘You Oughta Know’였다. 물론 앨범에는 12곡이 수록되어 있지만, 앨범을 빛내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그래서 앨범에게 2개의 상을 안기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도, 결국 ‘You Oughta Know’라는 것은 의심할 것 없이 명백하다.


그런데, ‘You Oughta Know’는 빌보드 차트에 오르지 못했다.ㅠㅠ

결론부터 말하면, 이유는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이 미국에서 싱글로 발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싱글 발매만 했었다면, 당시 이 노래가 가졌던 신선한 충격과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빌보드 1위를 했을 확률은 거의 100%였을 거라 생각한다. ‘Ironic(4위)'‘You Learn(6위)'이 기록했던 빌보드 순위는, 이것에 더욱 확신을 갖게 한다.


왜 그랬을까? 왜 싱글을 발매하지 않았을까?


(대체로 제법 높은 위치에 도달한) 록밴드나 록커들이 굳이 싱글을 발매하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특히 콘셉트 앨범(Concept Album)을 표방한 앨범들이 더욱 그러했다.

그런 아티스트들은,

"앨범 전체를 봐달라."

"우리 음악은 앨범 전체를 들어야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설명을 덧붙이곤 했다.

이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내심 (싱글대신) 더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대해서 인지, 진실을 알 수는 없지만,

[Led Zeppelin IV]라 불리는 레드 제플린의 네 번째 정규 앨범, 실제론 앨범명이 없어서 [Untitled]라고 불리기도 함.

우리 모두가 아는 유명한 록의 명곡,

예를 들면, 전설의 밴드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을 거의 대표하는 곡이라 할 수 있는 'Stairway to Heaven'도, 싱글로 발매했다면 꽤나 경쟁력이 있었을 텐데, 싱글로 발매하지 않아서, 싱글 차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쨌거나, 아티스트의 이런 선택에는 노래에 대한, 또 앨범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이 기저에 깔려 있음은 분명하다.


"너희들!! 'Stairway to Heaven' 듣고 싶어?

그럼 [Led Zeppelin IV] 앨범을 사서 들어"

대략 이런 의미였으리라.


자신의 세 번째 앨범 [Jagged Littled Pill]에 와서, 록커로 변신한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도 이와 비슷한 전략이었던 것 같다.


개별 곡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들어보라는 아티스트의 말없는 권유.


어쩌면 이런 전략이 더 많은 앨범판매로 이어지긴 했을 법도 하다—싱글발매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한곡이 듣고 싶어도 앨범을 샀던 것처럼.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전략도,

"'You Oughta Know'을 듣고 싶어?

그럼 [Jagged Little Pill] 앨범을 사서 들어"

대략 이런 정도의 의미였으리라.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이름값이나, 앨범 [Jagged Little Pill]이 주었던, 당시의 큰 충격에 비해, 개별곡들의 차트성적은 분명 미미했다.

그러나 이유가 명백하다. 싱글 발매를 하지 않아서였다.


다시 그래미(Grammy Again)

1995년에 발표했던 앨범 [Jagged Little Pill]이 음악계를 폭풍처럼 한번 휩쓸고 지나간,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98년 11월에서야,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새 앨범 [Supposed Former Infatuation Junkie]이 나온다.


두 앨범 사이에는 3년이란 시간이 있지만, 그것이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에게 공백은 아니었다. 이때에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은 노래 한곡으로, 또 한 번 아주 큰 인기몰이를 한다.

그 노래는,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멕 라이언(Meg Ryan) 주연의 영화 '시티 오브 엔젤 사운드트랙(City of Angels Soundtrack)'에 삽입된 'Uninvited'다.

앨라니스 모리셋(의 'Unvited'가 수록된 시티 오브 엔젤 사운드 트랙(City of Angels Soundtrack )

사운드트랙 앨범은 1998년 3월 31일에 발매되었는데, 그해에 대단히 큰 인기를 누렸다. 빌보드 앨범 차트(Billboard 200)에서 1위를 기록했고, 1998년 한 해에 일곱 번째로 많이 팔린 앨범이 되었다.


비결은 간단하다. 당시로선 꽤나 잘 나가던 인기 아티스트들의 주옥같은 노래들로 채웠다. 사운드트랙에는 총 14곡이 수록되었는데, 실제 앨범의 인기를 이끌었던 것은, 대략 4곡으로 좁혀진다.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의 'Angel'

구 구 돌스(Goo Goo Dolls)의 'Iris'

유 투(U2)의 'If God Will Send His Angels'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Uninvited'

그런데 ‘시티 오브 엔젤 사운드트랙(City of Angels Soundtrack)‘은 온전히 사운드트랙만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곡들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었다.

 싱글로 발매된 세곡 'If God Will Send His Angels'(좌), 'Angel'(가운데), 'Iris'(우) 의 싱글 앨범 커버.


우선, 천사(Angel)가 주인공인 영화여서, 노래 제목에 천사(Angel)라는 단어가 들어간 최신곡을 모았던 모양이다—심증일 뿐이지만, 필자의 내심으론 확증에 가깝다.

그래서 사운드트랙의 발매일(1998.03.31) 보다 빠른, 이미 발매된 앨범에 수록되어 있던 곡,

사운드트랙 발매일 약 1년전쯤인, 1997년 3월 3일에 발매된, 유투(U2)의 아홉 번째 스튜디오(정규) 앨범 [Pop]에 수록되어 있던, 'If God Will Send His Angels', 그리고 1997년 7월 5일에 발매되었던,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의 네 번째 스튜디오(정규) 앨범 [Surfacing]에 수록되어 있던, 'Angel'이 '시티 오브 엔절 사운드트랙(City of Angels Sountrack)'에 채택되었다.


구 구 돌스(Goo Goo Dolls)의 대표곡이라 할만한 'Iris'는, 본인들의 앨범에 앞서, 사운드트랙에 먼저 삽입되었는데, 같은 해 9월 22일에 발매된 자신들의 여섯 번째 스튜디오(정규) 앨범 [Dizzy Up the Girl]에 또 수록하였다.


이 중에서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의 'Angel'(4위)과 구 구 돌스(Goo Goo Dolls)의 'Iris'(9위)는 빌보드 싱글차트(Billboard Hot 100)에서 모두 Top10에까지 올랐다.


이런 가운데,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Uninvited'는 위의 노래들과 달리, 오직 사운드트랙을 위해서 만들어진 곡이며,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스튜디오(정규) 앨범에는 수록되지 않은, 순수한 사운드트랙 곡이다.


이런 것이 사운드트랙에 참여할 당시의 계약조건이었는지까지는 모르겠으나,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ssette)의 이 노래는, 가장 큰 인기몰이를 했던, 사운드트랙의 사실상 대표곡이었는데도, 미국에서 싱글 발매도 하지 않아서, 또 빌보드 싱글차트(Billboard Hot 100)에 오르지 못했다.ㅠㅠ


그러나, 반전이 있다.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ssette)은 이 곡으로, 다시 한번 그래미(Grammy)의 문을 두드린다.

1999년에 열린 제41회 그래미 시상식(Grammy Awards)에서, 이 곡('Uninvited')으로만 3개 부문 후보로 올랐고, 2개를 수상했다. (★표는 수상한 부문)

최우수 록 노래 (Best Rock Song)★

최우수 여성 록 보컬 퍼포먼스 (Best Female Rock Vocal Performance)★

최우수 영상미디어를 위해 쓰인 노래 (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ssette)이 받은 여섯 번째, 일곱 번째 그래미(Grammy)였다.


빌보드 싱글차트(Billboard Hot 100)에 오르지도, 자신의 스튜디오(정규) 앨범에도 수록하지 못했지만, 그래미(Grammy)로 완전히 보상을 받은셈이다.


다소 음산한 분위기의 이 곡은 영화의 분위기를 너무나 잘 표현하였고,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을 너무나 잘 담아내어, 히트곡이 되기에도, 그래미를 받기에도 충분한 자격을 갖춘 대단히 매력적인 곡이었다.

'Uninvited' 싱글 앨범 커버(*미국에서는 발매되지 않았다)

 

앞편(Jagged Little Pill-앨라니스 모리셋(중))에서 언급했듯, 앨범 [Jagged Little Pill]의 모든 노래는, 프로듀서 겸 작곡가 글렌 발라드(Glen Ballard)와의 공동작곡이었으나, 이 노래('Uninvited')는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ssette)의 단독작품이다.


그래서, 'Uninvited'는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이 혼자서 작곡한 곡으로는, 전 세계적 히트를 기록한, 첫 번째 작품이 되었다.



* [Jaggged Little Pill] -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 (에필로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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