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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격 Oct 19. 2023

수영

다 이루고 나서 즐기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포기했다. 

즉시 즐겨야겠어서 수영장에 갔다. 


프리다이빙이나 바다 수영은 먼 얘기이니 

가까운 것부터 해야 한다. 

 

사람 많으면 복잡하니 일찍 공방 문을 닫고 수영장으로 갔다.

6시도 되지 않았는데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이들 모두 땡땡이 인가?

 

6시쯤 풀장에 들어 설 수 있었다. 

맨날 조용한 공간에서 조용한 작업을 소수의 사람들 진행하다가   

넓은 공간에 여러 사람들의 웅성웅성 기운을 받으니 

새로웠다.  


활기차군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았다. 

딱 좋아하는 인구밀도.

쫓기는 마음 없이 헤엄 쳤다. 

귓전을 스치는 물소리.

물속에서 느끼는 잠깐씩의 조용함.

호흡에 신경썼다. 


이 정도 속도면 된 거지. 


자유수영 라인에 혼자는 아니었지만 

쫓기는 마음 없이 내 속도로 갈 수 있었다. 


눈치 보지 않는 마음도 자존감인가?

오길 잘했다. 


공방 나설 때 그냥 집에 가 누울까 생각했다. 

안 하던 짓을 다시 하려니 주저하는 마음이 있었다. 

허나 자괴감으로 찜찜하고 괴로울 게 뻔하니 

그냥 왔다. 


오랜만이지만 막상 시작하니 어색함은 없었다.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표 끊고 번호표에 따라 신발장 찾고 라커 찾고. 

처음 오는 곳도 아닌데 버벅였다.

뇌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만이라 숨이 금방 차 올랐다.  두 바퀴마다 쉬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이 늘어갔다. 

성인 남자들이 늘었다. 

빠르고 물을 많이 튀기며 몸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저러면 계속 못 돌지..


그들은 계속 돌았다. 


활기차군


쫓기는 마음이 스멀스멀. 

꽁무니에서 출발했지만 어느덧 내 뒤에 누군가가 있었다. 

나도 몸에 힘이 들어갔다. 

활기찬 세상에서 어쩔 수 없지.


체력을 키워서 활어 같은 모습이 되어야 맘 편히 수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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