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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격 Oct 23. 2023

가난 스트레스

원주 내려온 지 4년이 지났다. 

그동안 1억 2천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그 아파트를 매매로 내놓는 다고 했다. 

이사를 가야 했다. 

부동산 하는 친구가 있기에 

맡겼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구 도심지에 위치해 있어서 어머니 생활권에 딱이었다. 

근데 단지 내에 전세 나온 것이 없었다. 

다른 곳을 찾아봐야 했다. 


부동산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지만 전세는 차곡차곡 부지런히 올라 있었다. 

같은 시기에 같은 평수로 지어진 

차로 5분 거리의 아파트가 1억 8천이 었다. 

6천이 비쌌다. 

그 아파트에서 시세보다 3천 싸게 나온 것이 있다고 했다. 

친구는 만만하니까 따졌다. 


싼 거 맞아? 왜 싼데?

모르지 뭐. 전세금 많이 받을 필요가 없나 보지.

네이버에 없는데?

주변 시세에 영향 주니까. 그런데 안 올리지.

전셋값 떨어지는 거 막으려고 끼리끼리 수작 부리는 거 아니야?

아니야.


단호하고 시큰둥한 대답에도 굴하지 않고 장황하게 따졌다. 


싸게 주는 거 같지 않은데? 여기서 5분 거리 지역에서 같은 시기에 같은 평수로 지어진 아파트가 6천이 더 비싼 게 맞아? 3천 깎인 게 제대로 된 시세 아니야? 


아파트 시세가 어떻게 다 똑같을 수 있냐. 원래 천차만별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차이가 심하니까 하는 얘기지! 


무시당했다. 

사람들에게 6천 정도는 큰 금액이 아닌가 보다. 

그 아파트는 계약하지 않았다. 


TV에서 계속 부동산 경기 안 좋고 건설사 다 망한다고 방송하고 있었다. 

아파트 매매 때까지는 그냥 살기로 얘기되어 있었고 

이런 분위기에서 매매가 될까 하는 마음으로 시세 조정된 전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주기적으로 네이버에 들어가 뭐 나온 거 없나 확인했다. 

통장에는 3백 밖에 없었다. 

작은 평수도 알아보고 빌라도 알아보고 머리가 아팠다. 

어머니 생활권이 한정되 있으니 많은 곳을 알아 볼 수 도 없다. 


예산이 없으니 선택지 없는 고민을 해야 했다.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래도 어떻게 안되나..


공방도 2년이 지나 재계약 기간이 되었다.  

월세 100만 원이었는데 110을 원했다. 

법으로 최대 5%까지만 올릴 수 있다. 

상한에 맞춰 105만 원으로 올려 주겠다고 얘기했다. 

어렵게 꺼낸 말인데 그걸 거절하냐는 말을 들었다.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겠다고 하며 전화는 끊겼다. 


뭘 생각해 보려는 건가.


해결해야 할 건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기다려야 했다. 


어쨌든 몇천은 필요하겠구나. 

우량주에 투자해서 마이너스 나고 있는 주식을 정리하려고 살펴 봤다. 

괜히 봤다. 

대출을 알아봐야 했다.   


나는 4년 전에 머물러 있는데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저 멀리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씁쓸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전세가 나왔다. 

1억 5천이었다. 

평수나 동수를 보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아닌가 생각됐다. 

친구 통해 알아보니 맞았다. 


왜 나한테 얘기 안 했지?


매매가 되지 않자 전세로 돌려져 있었다.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계약하기로 했다. 

3천을 대출해야 했다. 

그래도 하나의 고민은 끝났다. 


한 달 만에 공방 건물주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동안 무슨 생각을 했었을 까. 

긴장하며 굳은 마음으로 통화를 시작했다.   

그냥 105만 원으로 재계약하자고 했다. 

별 수 없었나 보다. 


그리고 집주인과 계약하기 일주일 전 

다시 연락이 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집을 팔아야겠다고 했다. 

지금 갖고 있는 집이 세 채인데 세금이 너무 많이 나온단다.

좋겠다.  


나갈 집을 구할 시간 2개월을 받았다. 


안 팔릴 거 같은데, 전세금 돌려줄 수 있나? 


느긋하게 알아보고 있었는데

팔렸다. 

급해졌다. 


이틀 동안 여기저기 작정하고 돌아 다녔다. 

작은 평수지만 번화한 동네에 1억 5천짜리가 있었다. 

적당해 보여서 계약 마음먹고 어머니에게 얘기했으나 멀어서 싫다고 하셨다. 

답답했다. 


어머니가 아는 분들에게 들은 저렴한 아파트가 있었다. 

너무 오래돼서 

30년이 돼서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아파트였다. 

오래전부터 전세 하나가 있었는데 아직 그대로 였다.  

그냥 이사 갔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지하 주차장이 협소하고 

화장실에 콘센트가 없고 

벽면이 좀 얇은 것 같지만 

추울 것 같지만


상관없다. 

주변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어머니는 대충 괜찮아하시는 것 같다. 


전세 1억이고 

통장에 2천의 여유자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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