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고 나서 즐기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포기했다.
즉시 즐겨야겠어서 수영장에 갔다.
프리다이빙이나 바다 수영은 먼 얘기이니
가까운 것부터 해야 한다.
사람 많으면 복잡하니 일찍 공방 문을 닫고 수영장으로 갔다.
6시도 되지 않았는데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이들 모두 땡땡이 인가?
6시쯤 풀장에 들어 설 수 있었다.
맨날 조용한 공간에서 조용한 작업을 소수의 사람들 진행하다가
넓은 공간에 여러 사람들의 웅성웅성 기운을 받으니
새로웠다.
활기차군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았다.
딱 좋아하는 인구밀도.
쫓기는 마음 없이 헤엄 쳤다.
귓전을 스치는 물소리.
물속에서 느끼는 잠깐씩의 조용함.
호흡에 신경썼다.
이 정도 속도면 된 거지.
자유수영 라인에 혼자는 아니었지만
쫓기는 마음 없이 내 속도로 갈 수 있었다.
눈치 보지 않는 마음도 자존감인가?
오길 잘했다.
공방 나설 때 그냥 집에 가 누울까 생각했다.
안 하던 짓을 다시 하려니 주저하는 마음이 있었다.
허나 자괴감으로 찜찜하고 괴로울 게 뻔하니
그냥 왔다.
오랜만이지만 막상 시작하니 어색함은 없었다.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표 끊고 번호표에 따라 신발장 찾고 라커 찾고.
처음 오는 곳도 아닌데 버벅였다.
뇌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만이라 숨이 금방 차 올랐다. 두 바퀴마다 쉬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이 늘어갔다.
성인 남자들이 늘었다.
빠르고 물을 많이 튀기며 몸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저러면 계속 못 돌지..
그들은 계속 돌았다.
활기차군
쫓기는 마음이 스멀스멀.
꽁무니에서 출발했지만 어느덧 내 뒤에 누군가가 있었다.
나도 몸에 힘이 들어갔다.
활기찬 세상에서 어쩔 수 없지.
체력을 키워서 활어 같은 모습이 되어야 맘 편히 수영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