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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Jun 14. 2022

6월 1일

세미 프로젝트

 

 햇볕이 이글거리는 오후에 투표를 하고, 책을 읽을까 싶어 시내 주변을 돌아다녔다. 너무 뜨거워 돌아다닐 엄두가 나질 않아 가장 가까운 곳으로 들어와 버리고 말았다. 차방책방 옆에 있는 카페라는 것 말고는 나에겐 정말 아무런 정보도 없는 곳.


 여전히 따뜻한 커피를 마시곤 한다. 밖에 있을 땐 미치도록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가게 안에 있으면 금방 괜찮아질 것을 알고 있다. 그러한 예상에 맞게, 적절한 실내온도와 체온으로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이렇게 소소한 것이라도 예측에 성공하면 나름 기분이 좋아진다. 되게 별 것 아니지만 말이다. 오늘 저녁을 굶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했을 때 얻게 되는 신체적인 안정과 마음의 평화(?) 같은 것도 느낀다고나 할까. 물론 저녁을 굶는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되긴 하지만.


 이제 조금 더 먼 미래를 예측해볼까. ‘유월이 끝나면 나는 보릿고개가 끝나고 조금은 더 살만해질 것이다.’라고. 이렇게 하니 심리적 부담감이 급격히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내가 해야 할 것이 더 많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돈과 관련된 것이기 대문일까. 이걸 적는 나도 잘 모르겠다. 결국 아주 가까운 시간적 거리, 내가 통제하는 것이 너무나 명확하고 결과도 직관적으로 유추 가능한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가까운 것부터 뭔가를 이뤄냈을 때 얻어지는 자신감 같은 걸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그저 뭐랄까, 소소하게 얻을 수 있는 일상의 즐거움이랄까.


 이 글을 적다가 글쓰기 수업 신청일을 놓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뒤늦게 신청해봤으나 이미 늦었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된다. 확인사살을 받는 연락은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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