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스 커피
유월이 되니 본격적으로 지글거리는 날씨가 되었다. 오늘은 선크림과 선 스프레이를 잊지 않고 잘 바르고 뿌려서 다행이다.
원래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었지만, 지나가다 나를 사로잡은 정갈한 커피 바(와 좋은 기물)가 있는 새로운 카페가 눈에 들어와 두 번 망설이다 들어오고 말았다. 날이 너무 뜨거우니 조금 더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건가 싶기도.
커피는 제법 비싸다. 그리고 아쉽게도 종이컵에 서빙된 나의 따뜻한 아메리카노. 환경도 그렇고, 머그컵을 이 가격에 기대하는 게 욕심은 아닌 것 같은데, 마음이 좀 그렇다.
어제는 대화를 나누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나의 타인에 대한 관심 정도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조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내가 타인에게 그렇게나 무관심한 사람처럼 보였구나. 사실 타인에게 관심을 비치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서 숨긴 건데 말이다. 여시, 사람과의 관계는 나 혼자의 생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나도, 저런 나도 있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좋은 내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타인의 마음에 난도질을 해가면서 사는 것보다는 낫잖은가. 그런데 그럼에도 ‘이런 나의 모습도 그대로 이해해주거나 그냥 존중해주면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가끔(사실 자주) 들고는 한다. 가만히 있어도 좋은 사람이 찾아와 관심을 주고, 함께 있어주거나 해줬으면 하는 아주 굉장한 형태의 욕심을. 하지만 누가 그럴 수 있을까.
거 참, 나도 사회성이 많이 떨어졌구나 싶다. 이미 늦었지만, 올해는 타인에게 더 잘 표현하고 관심을 내비치는 연습을 해야지. 다시 말하지만 자기계발서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일종의 병리적인 얘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