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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Jul 10. 2022

6월 13일

카푸루스 비타


 어정쩡한 일정, 그래도 궁금했던 카페를 위해서 조금은 서둘러본다. 아쉽게도 글을 적을 시간마저 없을 것 같았고, 그 예상은 적중해버렸다.


 산미가 가득한 에스프레소. 이 얼마나 오랜만에 마셔보는 감각인가 모르겠다. 마치 주스를 마시는 것 느낌이라 자주 생각날 것 같지만, 아쉽게도 위치가 나에겐 그렇게 달갑지 않은 곳이긴 하다.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는 슬쩍슬쩍 추천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 될 것 같다.


 앉아있는데, 카페 사장님들이 정말 듣기 싫어한다는 ‘나도 카페나 하고 싶다’라는 말을 들어버렸다. 그것도 사장님에게 직접 하는 말이었다. 둘은 서로 아는 사이일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왜 저런 말을 직접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흘러가다가, 나의 오지랖 같은 생각의 흐름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상대에 대한 배려의 강도를 재는 것은 참 어렵고, 그래서 늘 피곤한 일이다. 이런 말을 하면 오해를 살 것 같은데, 상대를 배려하려는 마음과 행동이 피곤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가끔 이렇게 얘기를 하면, 그냥 상대에 대한 배려를 안 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말을 하는 데, 그건 정말 어처구니없는 얘기이다. 마치, 위선보다 악이 낫다는 비약을 저지르는 느낌이랄까. 착한 척이라도 하는 게 무조건 낫지 않나. 그래도 상대방은 착한 행위라 받아들일 테니까. 


 솔직한 감정을 방패 삼아서 무례한 행동을 하는 일 자체는 좀 줄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말을 하는 내가 꼰대인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살아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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