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보다는 인정이 나를 전진시킵니다.
변명한 건 아주 많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결국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동안 글쓰기에 소홀했던 걸 인정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글은 내 내면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글을 자주 안 썼다는 건 거울을 자주 안 봤다는 뜻이고, 내 내면에 어떤 얼룩이 생겼는지 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는 것도 인정해야겠습니다.
매일 쓸 때에는 글을 쓰는 일이 하나의 강박적 습관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약간의 해방감이 있습니다.
아직은 약인지 독인지 알 수 없지만, 자유롭다는 감정자체는 중요한 기저임에 분명합니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매일 어떤 습관을 반복하기 위해 단톡방이나 모임 등을 만들어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여러 사람이 하다가 지금은 저 혼자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숨을 곳이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나에게 크게 관심 없을 텐데, 나 혼자 타인의 시선들을 느끼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알 수 없는 부담을 느끼게 되고, 약간의 부담은 분명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타인의 시선이라는 무형의 구속이 생기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그게 부담스러워서 아예 시작조차 안 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거나 평가받는 게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에는 설령 나의 부족함이 드러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부족한 상태로 시작하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족한 대로, 그냥 내가 생각한 대로 읽고, 적고, 공유해 왔습니다.
어쨌거나 글을 자주 안 썼다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좀 부끄러운 일일 수 있지만, 그게 저라는 걸 받아들입니다.
내 내면의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결국 내가 원하는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일 겁니다. 끊임없이 자신이 왜 할 수 없었는지 변명거리를 찾게 됩니다. 괜히 타인에서 설명하려 들기도 합니다. '내가 말이야 그동안 왜 글을 못썼냐면...'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아시다시피 그런 변명을 하는 것 자체가 가장 부끄러운 일이 됩니다.
그런데 타인의 행동을 볼 때는 그게 보이는데, 내가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안보입니다.
안 보이니까 나도 모르게 또 변명하게 됩니다.
변명은 대부분의 경우에 득 보다 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과정에서 제가 앞서 언급한 '자유'를 얻게 됩니다.
그러니 저에게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인정입니다.
막연한 누군가를 납득시키려고 신경 쓸 시간에 그저 스스로 더 깨닫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이제 미팅에 갈 시간이네요.
미팅 가기 전에 잠시 마음을 내어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이런 작은 행동 하나가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리라 믿으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