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방 편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운트 Nov 24. 2022

책으로 하는 상쾌하고 편안한 산림욕

《야생의 위로》, 에마 미첼


에마 미첼은 《야생의 위로》에서 10월을 이렇게 말합니다. “낙엽이 땅을 덮고 개똥지빠귀가 철 따라 이동하다”. 개똥지빠귀를 가까에서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과연 지금 길은 낙옆 양탄자가 깔려 있잖아요. 이 표현만으로도 어쩐지 가을의 느낌이 손에 잡힐 듯 떠오릅니다.



영국의 박물학자이자 디자이너인 에마 미첼은 젊은 시절부터 내내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과 나무와 새와 작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매일의 산책길을 1년간 스케치하고 사진 찍어 기록하는 것으로 크게 위로받고 힘을 얻었음을 이 책에서 이야기합니다.





흔하다면 흔할 자연의 풍경이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고 경이롭게 보일까요. 지천에 피어난 스노드롭이나 블루벨 같은 꽃들, 나이팅게일이나 찌르레기 등 작은 새의 울음소리, 바닷가의 자갈들과 따개비의 모양 등이 참으로 생생하고 감각적으로 그려져 부드럽고 거칠고 향긋하고 뭉근한 감촉과 냄새까지 느껴지는 듯합니다.



“제비가 목적지에 도착했듯이 나 역시 또 한 번의 겨울을 이겨낸 것이다. 나는 안마당에 앉은 채 잠시 조용히 운다.“ - 본문 중에서



《야생의 위로》는 마치 산림욕을 하듯,  마음이 힘들고 무력할 때 넘겨보는 것으로도 조금은 기운을 낼 수 있을 책입니다. 좋은 계절에 어울리는 이 책을 권해드려요. 그리고 이번 주말도 책과 자연으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아운트에도 들러주시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