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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우 Oct 09. 2021

시골학교에 적응하고 있어요

03 시골학교에 다녀요



시골 학교로 전학 와서 한 달 정도 지나면서 그전  학교와 다른 점에 대해 아이가 얘기했다.


"엄마 급식시간에 고기도 큰 덩어리로 주고, 국자로 퍽퍽 퍼서 양도 많이 줘, 그리고 다 먹으면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뛰어놀아. 전에 학교는 애들이 많아서 고기도 조금 주고, 숟가락처럼 작은 국자로 국도 조금씩 줬거든. 이 학교는 맛있는 거 많이 줘서 좋아."


"엄마 이 학교는 수업 시간에 말해도 된데. 궁금한 거 있으면 다 질문하래. 전에 학교는 수업 시간에 질문하면 나중에 얘기해 준다고 하고 안 해주고, 진도 나가야 해서 말도 못 했어."


"엄마, 이 학교는 수업 시간 혹시 다른 거 하더라도 선생님 말씀에 귀를 열어놓으면 된데. 공부시간에 내가 그림을 그렸는데 선생님께서 -율아, 그림은 그리더라도 선생님 얘기에 귀를 열고 그려라-라고 말씀하셔서, 그림 그리던 거  멈추고 앞에 봤어. 전에 학교에서는 그림은 쉬는 시간에 그리고 당장 집어넣으라고 했어. 그리고 안 넣으면 일어서 있거나 밖에 나가 있거나 했거든"


"엄마, 진짜 이상해 이 학교는 받아쓰기를 채점도 하지도 않고, 성적을 공개하지 않아,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몇 점 받았는지 알 수가 없어, 선생님이 쓱 보고는 틀린 거 공부하자!라고 얘기한게 다야. 나도 공부해서 선생님께 보여주고 싶어, 나도 공부하면 잘할 수 있다는 거. 전에 학교에서는 누구 몇 점, 누구 몇 점, 다 얘기해 주고, 백 점 맞은 아이는 칭찬해 주고, 빵점 맞은 애한테는 너는 집에서 공부는 한 거니?라고 소리쳤어. 공부 못하는 것이 혼날 일은 아닌데 말이야. "



과제를 스스로 하고 활짝 웃고 있는 아이



시골 학교를 다니면서는 콧노래를 부르며 학교 , 학교에 다녀와서도 짜증 없이 자기 할 일을 했다. 그런 아들이 말했다.


"엄마 이 학교에 계속 다녀도 돼요? 나 전에 학교로 다시 안 가도 될 것 같아. 엄마, 학교가 너무 좋아"



전학, 이사, 큰 결단이 있어야 했던 일들.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들의 마음을 읽고 아이들을 정성껏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전 학교생활의 아픔을 이곳 시골 학교에서 위로받고 있는 듯하다.







*도심의 학교와 선생님이 나쁘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학교를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해서 아이에게 맞는 학교가 간절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맞는 학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는 아이의 말로 선생님과 학급 아이들을 봅니다. 아이가 생활한 그리고 아이를 통해 제가 느끼는 도심 학교와 작은 학교에서의 다름과 변화를 기록하고 싶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글이기를 희망합니다. 아이들이 배움이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학교는 경쟁이 아닌 신뢰와 우정을 쌓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과 상하관계가 아닌 스승의 관계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과정을 성실히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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