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앤트윤antyoon Aug 02. 2024

20대의 나에게 "옷 그만 사고 금 사 제발!"

금시세

후회해도 늦었지

Words by Jeong-Yoon Lee


어릴 때 엄마의 모습

엄마가 어느 날 반지를 보여주면서 가지고 있던 반지가 지겨워서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꿔왔다며 저에게 금은방의 쓰임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게 되었어요. 그 당시 엄마는 본인이 가지고 있던 반지를 주고 돈을 더 주고 새로운 반지를 갖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너도 나중에 가지고 있던 주얼리가 지겨우면 이렇게 바꾸라고 알려주셨어요.


20살 성인이 된 기념으로 사주신 금장신구

20살이 되었을 때, 엄마가 금은방으로 데려가 목걸이, 팔찌, 귀걸이, 반지까지 세트로 선물을 해주셨어요. 그 당신 통통하트가 제일 마음에 들어 반지를 제외하곤 통통하트디자인으로 맞추게 되었는데, 친구가 반지만 통통 하트가 아닌 걸 발견하고 생일선물로 통통하트 반지를 선물해 줬어요.


서랍장에 묵히게 되는 금장신구

처음엔 신나서 모든 스타일에 엄마가 사주신 목걸이, 귀걸이, 팔찌, 반지를 하고 다녔어요. 어느 때부터 패션 주얼리에 더 손이 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점점 햇빛을 보는 날이 줄어든 나의 금장신구들이 되어버렸어요. 나름 묵혀둔 금이 늘어나 있더라고요. 헤어진 남자친구가 준 반지, 한쪽만 남은 귀걸이들까지 나름 짝짝이로 하고 다녀도 괜찮아서 의도해서 하고 다니게 되었어요.


주얼리 브랜드 서포터스

엠주 주얼리 서포터스를 꽤 오랫동안 하다 보니 자연스레 제가 가지고 있던 금장신구를 안 하게 되었어요. 매달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주얼리를 받아 스타일링하다 보니 매일매일 새로운 스타일에 재미를 느끼게 되면서 한없이 늘어난 주얼리들을 처분하게 되었어요. 색이 변하거나, 장식이 떨어지거나, 녹이 슬거나, 알레르기가 심하거나 하는 모든 것을 미련 없이 버렸어요.


여름용 겨울용 주얼리

아침마다 출근준비를 하면서 그날 의상에 따라 주얼리를 고르는 일도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여름엔 실버, 겨울엔 골드로 패션주얼리를 구매해 그 계절엔 그것만 하고 다니게 되었어요. 일 년이 지나니 잠금장치가 허술해지고 색이 변하기도 하더라고요.


코코크러쉬 가지고 싶다

어느 날 갑자기 코코크러쉬 링에 꽂히고 말았어요. 샤넬 호보백에 꽂힌걸 겨우 잠재워놨더니 코코크러쉬에 꽂히게 되다니 샤넬 사이트에 들어가 컬러, 두께에 따른 가격차이를 보고 지금 내가 이걸 사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자아성찰을 하게 된 것이에요.


결국 금을 팔게 되었어요

어릴 때 엄마의 모습과 서랍장 속 묵혀둔 금장신구들을 녹여 코코크러쉬 디자인으로 만들어야겠다. 그러면 세공비가 얼마지? 동네 금은방을 돌아다니면서 금감정가를 알아보고 코코크러쉬의 디자인 퀄리티에 따른 가격차이도 알게 되었어요. 가장 높은 가격으로 책정된 곳에서 금을 팔고 코코크러쉬 디자인의 반지도 주문을 넣게 되었어요. 뭐야 오히려 돈이 남네?


뒤늦게 밀려오는 엄마의 마음

왠지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목걸이 하나는 남길걸 그랬나? 후회와 아쉬운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엄마에게 효도해야겠다!" 더 큰 금반지 해줘야지!!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