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는 못말려, 무도레전드, 가오니의 메뉴판
2025년, ‘무해력’이라는 새로운 가치
Words by Jeong-Yoon Lee
매년 새해가 되면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더 나은 삶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2025년을 맞이하며 떠오른 화두는 의외로 단순하고 담백하다. 바로 ‘무해력’이다. 과잉 정보와 끝없는 경쟁 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이 이제는 덜어내고, 내려놓고, 무해한 상태를 지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잉의 시대, 지친 현대인들
“갓생 살아보기.”, “10억 모으기.”, “내 집 마련 성공기.”, “건강한 삶을 위한 루틴.”, “자존감을 높이는 법.”, “MBTI별 멘탈 관리.” 우리는 매일 이런 주제들로 넘쳐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정보들이 긍정적인 자극으로 다가왔다.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다짐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더 나은 삶을 꿈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과도한 자극은 피로를 불러왔다. “왜 꼭 갓생을 살아야 하지?”, “왜 돈이 없으면 무가치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거지?” 이런 의문과 함께, 우리는 점점 더 무해한 콘텐츠와 미디어를 찾기 시작했다. 자극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글과 영상들, 나를 다그치지 않는 이야기들이 잠시나마 정신적인 안정을 주기 때문이다.
왜 무해력이 트렌드인가?
2025년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오른 ‘무해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과잉된 정보와 과도한 자극 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삶의 방식이다. ‘무해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판다 ‘푸바오’가 연상된다. 푸바오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이며, 아무런 자극 없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준다. 무해력은 단순히 자극을 피하는 것을 넘어, ‘덜어내고 내려놓는 삶’을 지향한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성과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완벽을 버리고, 실천을 시작하다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 내놓는 결과물이 적어진다. 예술가들조차 스스로의 기준에 갇혀 작품을 발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사람들은 주연의 화려함보다 조연의 꾸준한 활약에 더 주목한다. 완벽보다는 실천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연말에 우연히 본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는 이런 메시지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주인공은 전 재산을 털어 초호화 여행을 떠난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모든 일을 실행하며, 가능성의 책은 현실의 책으로 바뀐다. 왜 우리는 죽음을 눈앞에 둬야만 실천할 용기를 얻는 걸까?
2025년, 무해한 삶을 향해
새해에는 자극 없는 삶, 스트레스 없는 삶을 꿈꾼다. 무해한 것들을 가까이하고, 무해한 태도로 살아가고 싶다. 2025년, 당신의 삶은 어떤가? 과잉된 정보 속에서 무해한 선택을 할 용기가 있는가? 완벽을 버리고, 덜어내고, 내려놓아보자. 무해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무해한 삶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2025년이 되기를.
[부록] 무해한 행복의 동반자들 '짱구, 무도, 그리고 가오니'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미소 지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복잡한 세상을 잠시 잊게 해주는, 무해한 매력을 가진 콘텐츠들. 내 일상에서 짱구는 못말려, 무한도전, 그리고 가오니의 먹방은 그런 무해한 행복의 동반자들이다.
밥친구, 짱구는 못말려
짱구는 못말려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나에게는 밥친구 같은 존재다. 티빙을 통해 다시 만난 짱구는 여전히 유쾌하고, 철없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짱구를 보고 있으면 머릿속이 텅 비고, 흐뭇한 미소만 남는다. 이 애니메이션이 가진 무해한 매력은 시대를 초월해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선사한다.
시대를 대표하는 레전드,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대를 상징한다. 유튜브에서 여전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랑받는 무도 레전드 클립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시대를 함께 살았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무도는 단순한 예능이 아니다. 멤버들의 조합은 마치 신이 주신 선물 같다. 그들의 유쾌한 에너지는 BTS처럼 시대를 초월한 케미를 보여준다. 무한도전은 가볍게 웃고 싶을 때, 그리고 다시금 따뜻한 웃음을 느끼고 싶을 때 언제나 최고의 선택이다.
먹는 행복을 전하는, 가오니의 먹방
가오니는 먹방 콘텐츠의 무해한 매력을 대표한다. 그의 영상은 단순히 다이어트 중 대리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음식을 사랑하는 진심 어린 태도와 행복한 표정은 보는 이들마저 무장해제하게 만든다. 먹는 것에도 때가 있다. 입맛이 좋고, 소화력이 따라줄 때 마음껏 즐겨야 한다는 가오니의 철학은 우리에게 단순하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댓글 하나가 떠오른다. “가오니님, 취직하지 말고 평생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해맑은 모습으로 살아주세요.” 이 말처럼, 그의 먹방은 단순히 먹는 행위 그 이상을 보여준다. 가오니는 하루 5시간씩 운동하며, 여행 중에는 5만 보를 걸을 정도로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책임을 다한다. 그 노력은 영상 속에서는 드러나지 않을지 몰라도, 그녀의 4년간의 유튜브 여정은 무엇을 하든 성공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준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