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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곳의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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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지 Feb 01. 2024

혼자라서 완벽한 | 도쿄의 빵집들 (1/2)

긴자, 카구라자카, 시부야, 오모테산토, 롯폰기


웨이팅도

알아서 착착


새해가 밝았다. 고작 달력 한 장 넘겼을 뿐인데 속이 텅 비어 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도 하루는 어제에서 오늘로 또 내일로 자꾸만 이어져갔다. 다들 어디서 그렇게 새로운 에너지가 나온담? 내면에 계속해서 쌓여가는 피로와 무기력감을 떨쳐내기 위해 큰 결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급속 충전 하기로 했다. 행선지는 도쿄. 이미 오래전부터 구글맵에 저장해 둔 곳도 있었다.


다만 급하게 결정된 터라 동행이 마땅치 않았는데, 혼자 먹는 사람도 식당에서 흔쾌히 받아주는 문화라니 다행이었다. 그렇지만 맛집 같은 경우에는 기본 30분에서 1시간을 혼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게 조금 마음에 걸렸다. 한국처럼 웨이팅 어플을 쓰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부분 까지도 각오를 하고 나니 드디어 홀로 가는 여행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도쿄의 빵집들



꼭 도쿄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냐고 묻는다면 '일본만큼 디저트에 진심인 나라가 또 있을까요?'라고 하고 싶다. 새하얀 식탁보가 깔린 카페에서 중년 아저씨들도 1인 1 딸기 파르페 하는 문화, 평일 이른 아침부터 줄 서서 사는 다이마루 백화점 한정판 쿠키의 맛, 주말에는 2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먹을 수 있는 긴자 디저트샵의 내공까지.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어엿한 디저트 강국인 한국의 빵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 맛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이런 포부를 가지고 다녀온 도쿄에서 기억에 남는 빵집들을 1~2편에 걸쳐 소개해보겠다.






1. 팡 메종 | 고구마 소금빵



한국에 해방촌 오파토가 있다면, 도쿄에는 소금빵의 원조로 알려진 팡 메종이 있다. 소금빵의 종류도 오리지널 외에 멜론, 앙버터, 생크림단팥, 햄계란, 햄치즈, 트러플 등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고구마 필링이 들어간 '야키이모 시오빵' (고구마 소금빵)을 추천한다. 100엔 대의 가격으로 여러 개를 사도 부담스럽지 않다. 소셜에서의 유명세 때문에 끝까지 갈지 말지 고민했지만 역시 와보길 잘했다고 생각이 든 곳. 참고로 웨이팅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오픈런이 답이다.


【Pain Maison】

히가시야 긴자역 도보 5분/ 구글 평점 4.5





2. 뽀앙 에 리느 | 앙 바게트



일본은 팥을 소재로 한 디저트가 아주 많았다. 팥은 한국에서도 익숙한 재료라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해 스킵했는데, 이 앙 바게트의 미니 바게트와 팥의 조화가 의외이면서도 좋았다. 주로 부드러운 모닝롤의 팥빵을 생각하지만 한입에 먹기 좋은 미니 바게트(역시 일본은 모든 걸 작게 만드는데 장인이다)에 넣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뽀앙 에 리느에서는 일본식으로 재해석한 프랑스 빵을 메인으로 하는 곳인데, 치즈가 들어간 식사빵이나 사과, 딸기잼 페이스트리가 잘 나가는 메뉴라고 한다. 여러 곳에 체인이 있고 이번에 들린 곳은 카구라자카 지점이다.


【Point et Ligne Kagurazaka】

카구라자카역 도보 1분/ 구글 평점 4.1





3. 나타 데 크리스티아노 | 에그타르트



예쁜 일본 감성 골목길에 자리 잡은 아담한 에그타르트 전문점. 에그타르트는 언제나 따뜻하게 먹을 때 더 맛있고, 은근 속도 든든한 디저트다. 다음 식사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라 가볍게 먹기 좋았다. 작아도 진한 버터 풍미와 계란의 촉촉함을 느낄 수 있다. 타르트의 종류도 많고 집 앞의 가게에서 사 먹는 것 같은 소박하지만 매력적인 가게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NATA de Cristiano】

요요기 하치만역 도보 5분/ 구글 평점 4.4





4. 빵토 에스프레소 | 프렌치토스트



미니 무쇠팬에 올려 오븐에 구워내는 프렌치토스트로 유명한 맛집이다. 무쇠팬이 온기를 오래 유지해 줘 빵이 아니라 촉촉하고 고소한 풍미의 푸딩을 먹는 느낌이었다. 그에 비해 연희동 조앤도슨 프렌치토스트는 천천히 식어가면서 쫀득해지는 식감이 극대화되는 것 같다. 유명 쇼핑 거리인 오모테산도 거리에 있고, 무쇠팬 프렌치토스트의 주문은 오후 3시부터 저녁 6시 반까지 가능하고, 그 외 시간은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프렌치토스트를 이용하면 된다.


【BREAD, ESPRESSO &】

오모테산도역 도보 10분/ 구글 평점 4.0





5. 하브스 | 크레이프 케이크



크레이프 케이크의 원조격인 하브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이 보여주는 급이 다른 맛이 인상적이었다. 케이크 속 다양한 과일 향과 조화만으로도 최고의 재료로 만들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 또 케이크 위를 고구마 플레이크로 데코 한 디테일이 감탄스러웠다. 케이크를 좋아한다면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먹어본 것 중 퀄리티가 제일 높았다. 체인점 중에서는 그나마 도쿄 미드타운점이 웨이팅이 가장 적다.


【HARBS Tokyo Midtown】

롯폰기역 도보 2분/ 구글 평점 4.0





더 많은 빵집 추천은 2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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