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자 : 걸어서 맨해튼 속으로(1)

49일간의 미국 일상기록(4)

by 미래공원


뉴욕 맨해튼이 계획도시답게 동서를 연결하는 스트릿(Street)과 남북을 연결하는 애비뉴(Avenue)로 구분되어 있다. 이들 번호가 가진 규칙만 잘 알고 있으면, 도심 속에서 길을 잃기도 어렵다. 짧은 동선 내에서도 어디에선가 소개된 볼거리가 많아 [구글 맵]의 도움을 조금 받고 체력이 받쳐준다면, 걸어서 구경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특히 뉴욕 맨해튼의 중심에 해당되는 미드타운에는 대표적인 관광 스폿이 모여 있어 조금씩만 발걸음을 옮겨도 충분하다.


생애 첫 뉴욕 여행 기억을 더듬어 본다.

짧았던 일정 탓에 하루에 뉴욕 맨해튼을 보겠다는 의지로 하루 만에 뉴욕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종일 투어를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버스투어는 뉴욕 스케치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덕에 N차 여행이 좀 더 여유 있어진 것이기도 하겠지만..)


하루에 많은 것을 보고자 마음이 급한 여행자 입장에선 이동시간을 줄여줄 도구로써 뉴욕 메트로카드(정액권) 이용이 솔깃하기도 했지만, 오래된 뉴욕의 지하철을 굳이 경험하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뉴욕은 오래된 도시답게 지하철은 매우 노후화되어 있고, 더럽고, 냄새나고, 이상한 사람도 많아서 이동하는 내내 불안감을 느끼느니 지하철 탑승은 지양했다. 지하철 탑승은 갈 길이 먼 브루클린으로 가기 위해 딱 한 번 탄 것이 다였다.


뉴저지에서 맨해튼 도심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10여 분 가량 허드슨 강을 통과해야 한다. 멀리 도시섬인 맨해튼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지하를 통과하여 어둠이 걷히면 순식간에 도시 안으로 들어와 건물에 둘러 싸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탁 트인 자연환경인 허드슨 강을 지나서 마주하게 되는 도시 풍경은 그 대비가 극명해서 맨해튼이라는 도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버스를 이용할 때는 Port Authority Bus Terminal, 기차를 이용할 때는 Pennsylvania Station에서 이동했다. 이곳을 시작점으로 매우 좋았다. 미드타운의 타임스퀘어에서 가까워서 여러 모로 어디든 가기 편한 위치였다.


교차되는 수많은 스트릿과 에비뉴를 걸었다. 처음에는 구글 맵으로 목적지를 찾아가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지만, 나중에는 건물들이 익숙해져 지도를 보지 않아도 웬만하면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목적지로 가다 보면 여러 개의 스트릿을 지나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마다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면 걷는 시간보다 신호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을 것이다. 스트릿은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한 방향의 차량 움직임만 주시한다면 횡단신호는 볼 것 없이 건너는 것이 이곳의 방식이었다. 한마디로, 눈치가 있어야 한다.


교차로에서 길 건널 때의 모습을 보면, 뉴욕이 처음인지 아닌지 익숙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보행자 신호를 지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심지어는 차량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길을 건너는 이 태도는 무엇? 참 당당한 뉴요커들이다.

어느새 나도 자연스레 이들의 움직임에 녹아들어 길거리를 누볐다.






타임스퀘어


뉴욕 여행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할지 떠올렸을 때, 역시 타임스퀘어가 시작점으로 맞지 않을까 싶었다.

이 보다 더 뉴욕을 상징하는 곳이 있을까?

높은 빌딩 사이에서 삼각형 모양의 꽤나 넓은 광장은 수십 개의 빛나는 LED 스크린과 캐릭터가 가득해서 중앙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뭔지 모르게 압도된다. 사방 어딜 봐도 광고스크린이 보이는 이곳의 중앙에 서있으니 비로소 뉴욕에 왔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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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다른 도시. 그곳이 바로 뉴욕이다.

그리고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곳이 타임스퀘어였다. 타임스퀘어의 낮과 밤을 모두 봐야 한다. 기술의 진보를 반영하듯 광고스크린의 모습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길이가 긴 것에서부터 국곡진 형태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눈길을 끌 수 있을지 치열해 보인다. 세계 속의 한국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곳에 갔을 때가 아닌가 싶다.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SAMSUNG 광고가 단번에 눈에 띄였고, 2022년 새해카운트다운 볼드롭 행사 때에는 KIA 로고가 계속적으로 보였다.


타임스퀘어 광장은 관광객으로 늘 북적이는데, 코시국이라 사람을 피해 다니느라 주로 평일 그것도 오전부터 다녀서 매우 드물게 한산한 모습만 몇 차례 봐왔었다. 그럼에도 디즈니와 마블 캐릭터 탈을 쓴 사람들이 배회하며 다니고 있어서, 늘 이벤트가 벌어지는 타임스퀘어의 정체성을 불어넣고 있었다. 사진 찍으면 돈 줘야 하니까 그저 멀리서 쓱 보면서 지나갔다.


여러 차례 타임스퀘어 광장을 방문했었는데, 크리스마스이브는 날이 따뜻했던 덕인지 타임스퀘어 광장은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이때 10년 전쯤에도 봤던 카우보이 아저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추운 겨울에도 아직도 그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시다니 반갑고도 놀라웠다. 그렇게 한 자리에 오래 있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다음에 가도 카우보이 아저씨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5번가를 따라서


뉴욕 맨해튼의 가장 화려한 거리는 역시 5번가이다.

센트럴파크와 플라자호텔이 있는 5Av / 59St를 기점으로 아래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오기만 해도 어디선가 봤음직한 건물들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플라자호텔 The Plaza Hotel

센트럴파크 맞은편의 19세기 랜드마크 건물에 자리한 플라자호텔은 <나홀로 집에 2>에 나와서 더 유명세를 탄 것 같다. 이곳의 외관은 공사 중이었고, 코로나로 인해 입장이 제한적이라고 했던 것 같아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미국은 현대적인 건물도 많이 있지만, 이렇게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은 여전히 예전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이 많이 난다. 외관만이 아니라 내부 장식은 유럽 분위기가 가득하다. 일전에 이곳 지하에 위치한 [팜 코트] 레스토랑에서 뉴욕 레스토랑 위크로 코스요리를 먹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났다. 코스별 칵테일이 포함되어 있어 좋았던 것도 있지만, 실내임에도 높은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실내 정원 같이 연출되어 있어서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뉴욕 머무는 기간이 다행히도 레스토랑 위크와 겹쳐서 팜 코트가 레스토랑 위크 리스트에 있는지 살펴봤는데 이번에는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Apple store (Fifth Avenue)

윗부분만 빼꼼히 올라와 유리상자에 애플로고가 보이고 정작 매장은 지하에 있는 독특한 애플 매장이 보인다. 지금까지 본 애플 매장 중에서 가장 독특한 매장이다.


명품거리

누구나 아는 명품브랜드의 매장이 즐비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연말에는 더욱 화려해지는데, [까르띠에] 매장은 선물상자와 같은 모양으로 외관을 장식하고 있어서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루이비통] 매장은 연말까지는 몇 층 규모의 통창을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더니, 연말이 끝나자마자 다른 디자인으로 금세 모습을 바뀌어져 있었다.


세인트페트릭성당

웅장하고도 섬세한 첨탑 성당이 네모진 건물들 사이에서 묘하게도 어울렸다. 성당 길 건너 맞은편에는 [랄프로렌 커피 트럭]이 앙증맞게 자리 잡고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추어 따뜻한 커피에 손을 녹이며 맞은편 성당을 감상할 수 있었다.


록펠러센터

록펠러센터는 꼭 겨울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겨울이 되면 압도적으로 큰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아이스링크도 생긴다. 아이스링크장이 있다 보니 야외에도 흥을 돋우는 힙한 노래가 흘러나와 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겨울 아닌 때에 오면 트리도 없고 아이스링크도 없을 테니 좀 아쉬울 곳이긴 하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입구를 찾기 어려워서 못 찾아갈 뻔했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은 한국으로 치면 서울역 정도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겉에서 봤을 때는 내부가 이렇게나 클까 싶었는데 막상 들어와 보면 웅장한 높이를 놀라고 본적 없는 에메랄드색의 천정 벽화가 아름다워 터미널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뉴욕공립도서관

도서관 입구 계단에는 두 개의 사자상이 늠름하게 앞을 지켜서고 있다. 찾아보니 세계 5대 도서관 중에 하나라고 한다. 오래된 도서관답게 해리포터에 나올 법한 열람실이 있는데, 이런 도서관이 근처에 있으면 매일 가서 앉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건물 뒤편은 브라이언트 파크를 맞대고 있어 도서관에 왔다가 공원에 가거나, 공원에 왔다가 도서관에 오기 편하겠다. 상업시설이 몰려 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휴식할 수 있는 공공부지를 구획하여 뉴요커와 관광객들에게 쉼을 제공한다는 것이 뉴욕을 찾게 하는 매력인 거 같다.


한인타운

익숙한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곳이 바로 한인타운인가. 한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치킨, 삼겹살을 파는 포장마차 형태의 주점이 많이 보였다. 한인타운의 [북창동순두부]는 맛집이라던데 한식이 그리웠더라면 이미 들어가서 먹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

사실 타임스퀘어 광장 근처에서는 라인 프렌즈 매장도 보였고, 파리바게트, 뚜레쥬르는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했다. 몇 년 전과 비교해서 한국 브랜드들이 많이 뉴욕에 자리 잡고 있어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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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니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에서도 보이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다.

과연 여전히 뉴욕의 랜드마크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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