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유 Jun 16. 2023

사랑스러워지지 않고 지금 바로 사랑하기

나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노력에서 벗어나 지금의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과연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

우리는 사랑을 얻기 위한 여러 조건들을 채우려 합니다. 좋은 직업, 가진 것, 외모, 능력 등등. 하지만 조건을 충족시켜 얻어낸 사랑이 빛날수록 내면의 깊은 공허감과 외로움은 더욱 짙어집니다.


조건을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 인정, 칭찬은 달콤하지만, 반대로 조건에서 벗어난 나는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키웁니다. 조건 없이 나를 구석구석 사랑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실패하고 실수했을 때 좌절에 깊이 빠지는 대신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온전히 나를 사랑하는 것은 온전한 나를 실현하도록 도와줍니다. 미움받을 것 같아서, 보기에 좋지 않아서, 남들이 뭐라고 할까 봐 꽁꽁 숨겨두고, 고치려고 애써 지워낸 나의 부분들이 있나요? 버려진 부분들을 다시 사랑으로 가꾸어 주면 나만의 빛을 채우는데 꼭 필요한 요소들이 되어 줍니다.


사랑과 돈,
마음과 세상의 규칙을 구분 지어 이해하는 것


돈은 돈의 규칙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제공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합니다.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도 분명 스펙이라는 조건을 채워야 할 것입니다. 능력이 좋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규칙이라고 합니다. 시험은 정답을 맞히고, 취업은 정해진 조건을 채우며, 자격증은 점수를 충족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규칙이 다릅니다. 사랑이란 본래 무조건적인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데, 성적이 90점이 넘어야 사랑한다면, 그것이 과연 사랑일까요? 그렇다면 공부 잘하는 아이 데려다가 키우라고 집을 나서고 싶지 않을까요? 내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사랑하지 않고, 밥도 주지 않고, 관심도 주지 않으며 집을 나가라고 한다면. 그 아이는 사랑은 무조건적이지 않으며, 세상은 그렇게 나를 받아주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더 노력해서 무언가를 쟁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그 힘을 잘 사용해서 좋은 대학과 직장을 얻을 수는 있죠. 하지만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고 자신을 닮은 아이를 길러낼 수 있을까요? 자연스럽고 편안한 삶의 행복을 누릴 날이 올까요? 아니,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을까요? 나를 받아주지 않는 세상이 언제 또 나를 내칠지 모르니, 돈이고 지위고 물건이고 불안한 마음에 계속해서 확보하려고, 더 높이 올라가야만 한다고, 채찍질만 하는 삶이 되지는 않을까요? 어쩐지 삶의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놓쳐버린 공허한 마음이지만 불안해서 노력을 멈추지도 못하는, 텅 빈 눈의 공허한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요.


다행인 것은 우리는 언제나 '나를 향한 무조건적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잘 찾아보면 세상의 수많은 심리학자들과 앞서 고민한 누군가가 그 방법을 연구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할 수 있듯 언제나 감사할 수 있습니다. 먼 과거의 어느 날, 참고할 이론도, 검색할 구글도 없이 나를 사랑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왔을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그가 슈퍼카를 사들인 속마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