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스타트업'을 모르는 창업자 또는 기업가라면 '뒤로 가기'를 클릭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대로 '린 스타트업'을 들어봤다면 그리고 그 개념에 대해서 어설프게라도 알고 있다면 아래로 스크롤해서 4분 30초의 시간을 투자해보는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이론과 팁(tip)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 장담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학, 법학, 기술경영학(석사)을 전공한 12년의 경력을 가진 변리사이며(2022년 기준), 누구처럼 교과서에 나온 얘기들을 소개하는 글은 쓰지 않는다. 항상 새로운 내용과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한 번 믿어보라.
이 글의 시작은 필자가 이해한 '린 스타트업 방법론'을 요약 설명하는 내용이다. 아직 린 스타트업 책을 직접 구입하여 본 것이 아니라 블로그나 강연/세미나 등으로 접한 것이 전부라면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 한다. 메인 주제이며 파란색 글자로 강조 표시된 '린 특허(Lean Patent) 전략'까지 보지 않더라도. 독자의 사업과 경영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을 1% 이상 끌어올려줄 것이다.
린(lean)하게
'lean'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번역해보면, lean은 군살이 없는, 기름기가 없는, 낭비가 없는 등의 의미를 갖는다. '슬림하게'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최근에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린(lean)하게'라는 표현도 많이 쓰이고 있다.
'린하게'가 뜻하는 구체적인 의미는 '린 스타트업(The Lean Startup)'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린 스타트업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보았을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린 스타트업은 에릭 리스(Eric Ries)가 만든 과학적 창업 방법론이다. 아래의 책이 2011년도에 발간되었음을 고려하면,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나, 스타트업의 교과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가치를 생산하는 행위에만 자원을 집중하라
린 스타트업은 린 제조(Lean Manufacturing),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 애자일 개발(Agile Development)과 같은 경영 기법 및 제품 개발 방법론을 토대로 한다.
대표적으로, '린 제조'는 도요타(Toyota)가 개발한 생산 방법론이다.** 린 제조는 낭비를 최소화하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을 지향하며, 공정의 지속적 개선을 바탕으로 한다. 린 제조의 기반이 되는 '린 사고(Lean Thinking)'는 가치를 생산하는 행위가 무엇이고, 그렇지 않은 행위가 무엇인지 구분한 후 가치를 생산하는 행위에 자원을 집중시키는 사고방식이다.
린 스타트업은 린 사고를 창업가 정신에 적용한 것이다. 에릭 리스에 의하면,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일종의 '관리(Management)'이며, 스타트업의 성공은 올바른 프로세스(과학적 방법론 = 린 스타트업)를 따름으로써 얻어진다고 한다.
스타트업은 거대한 실험이다.
에릭 리스는 스타트업을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조직'이라고 정의한다. 스타트업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운영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면, 정부 조직이든, 대기업 신규 사업 부서든, 비영리 조직이든, 벤처 기업이든 회사 규모, 사업 분야, 산업 종류 등과 관계없이 모두 스타트업이다.
불확실성은 두려움을 만든다. 즉,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와 같은 질문과 두려움이다.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며, 고객은 수많은 종류의 대체재를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는 올바른 질문이 아니다. 현대에서 상상할 수 있는 제품은 거의 대부분 만들어진다. 따라서, 책상 앞을 벗어나 실제 고객과 소통하면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학습해야 한다. 이를 유효한 학습(validated learning)이라 한다. 스타트업에서 실행하는 모든 활동은 유효한 학습을 하기 위한 실험이다. 유효한 학습에 스타트업의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낭비를 피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만드는 제품은 실험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그러한 실험의 결과이다. 만들고 측정하고 배운다.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고, 고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한 후, 이 결정을 고수해야 하는지, 다른 방향으로 피봇(pivot)해야 하는지를 학습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다음과 같은 'Build-Measure-Learn 피드백 순환'으로 정리된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이러한 피드백 순환을 최대한 빨리 돌아야 한다.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라
Build는 가설을 세우고,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MVP는 최소 노력으로 Build-Measure-Learn 피드백 순환을 빠르고 완전하게 돌 수 있게 하는 제품 버전이다. 완벽한 제품일 필요는 없다. MVP의 목적은 학습 과정을 시작하고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기 수용자들은 품질이 낮더라도 기능이 부족하더라도 받아들인다. 초기 수용자가 요구하는 것 이상의 기능은 자원의 낭비일 뿐이다. 또한, 고객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품질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Measure는 개발된 제품이 실제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알아내는 단계이다. 에릭 리스는 혁신 회계(innovation accounting)와 학습 마일스톤(learning milestone)을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실행 지표(actionalble metrics)의 실제적인 유용성과 반대되는 허무 지표(vanity metrics)의 위험성을 주의해야 한다. 고객에게 두 가지 다른 버전의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스플릿 테스트(split test)를 활용할 수도 있다. 측정이 완료되었으면 엔진 튜닝을 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 마케팅 등 모든 활동을 성장 모델의 주요 요소를 향상시키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Learn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피봇이다. 고객의 피드백에 기초를 두고, 전략을 전환할지 고수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가설이 잘못되었음을 발견했다면, 새로운 가설로 변경해야 한다. 피봇에는 1) 줌인 전환, 2) 줌아웃 전환, 3) 고객군 전환, 4) 고객 필요 전환, 5) 플랫폼 전환, 6) 사업 구조 전환, 7) 가치 획득 전환, 8) 성장 엔진 전환, 9) 채널 전환, 10) 기술 전환과 같은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스타트업의 생존 기간은 (남아있는 돈이 아니라) 남아있는 피봇 기회로 정의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최대한의 유효한 학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물론, 피봇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피봇은 성장하는 사업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초기 성공을 거두었더라도 계속되어야 한다.
제품은 최적화 과정을 통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전략은 제품보다는 덜하지만 피봇을 통해서 역시 변화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비전은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린 스타트업을 활용하여, 창업가는 비전이라고 부르는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한편, Build-Measure-Learn 피드백 순환 과정에서, 특허 보호에 의존적인 스타트업이라면 특별한 대처가 필요함을 에릭 리스는 지적한다. 즉, MVP의 출시로 인하여 특허를 보호받을 수 있는 제한 시간(이른바 공지예외주장이 가능한 기간, 한국의 경우 1년)이 시작됨을 언급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특허 보호를 바란다면 좀 더 엄격한 요구사항을 따라야 하며, 창업가는 법적인 자문을 구해 이러한 위험을 완전히 이해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Lean Patent가 여기서 언급된 특별한 대처 또는 법적인 자문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시장 관점에서 유효하지 않은 특허는 버려라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추진한 특허출원이 특허청의 심사과정을 넘지 못하고 등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장에 출시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외면받게 되면서, 그와 연계된 특허출원이나 특허등록도 더 이상 활용되지 못하고 휴면특허(Sleeping Patent)로 사장되거나 연차료와 같은 추가 비용만을 발생시키게 된다.
이러한 특허출원이나 특허등록은 (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잠재적으로도 가치가 없으며 자원의 낭비일 뿐이다. Lean Patent는 특허활동(Patent Activity) 과정에서 낭비를 최소화하고 그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을 지향한다. 린 스타업이 'Product-Market Fit'을 위하여 실제 고객과 소통을 통한 유효한 학습을 강조한다면, Lean Patent는 'Patent-Market Fit'을 위하여 시장 관점에서 유효하지 않은 특허는 과감하게 버리고, 유효한 특허(validated patent)만을 확보하고 확장해나간다. Lean Patent는 린 스타트업의 Build-Measure-Learn 피드백 순환과 연계하여 동작한다. 고객의 반응을 제품뿐만 아니라 특허에도 반영한다.
MVP를 만들기 전에 개념적으로(conceptually) MVP의 아이디어가 완성되었다면, 특허출원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MVP에 대한 측정과 학습 과정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섣불리 MVP에 관한 특허출원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할 수 없다. 이는 낭비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MVP 특허출원에 대한 투자는 최소화되어야 한다. 상상 가능한 기술과 제품 시나리오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실제 고객이 아닌 스스로 내린 결정으로 불확실한 가설일 뿐이다.
여기에 적합한 것이 바로 임시 특허출원 또는 가 특허출원(Provisional Patent Application)이다. 줄여서 임시 출원 또는 가 출원이라고도 한다. 임시 출원은 특허 명세서를 약식으로 작성한다. 그리고, MVP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만을 담아낸다. MVP와 마찬가지로 완전하고 디테일한 설명을 추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탑재할 수 있는 멀티 신용카드 디바이스를 만들고자 한다면, 가장 리스크가 큰, 얇은 플라스틱 카드 내에 동적인 자기장 발생기를 구현하기 위한 제조 공정을 담아내는 것이다. 임시 출원은 약식으로 작성하므로, 빠른 시간 내에 낮은 비용으로도 가능하다. 임시 출원은 Build-Measure-Learn 피드백 순환을 최대한 빨리 돌아야 하는 린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제도이다.
학습 결과를 반영하여 특허를 수정하라
고객 반응의 측정 및 학습이 완료되었다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반적인 '특허출원'에 해당하는) 정규의 특허출원(Non-Provisional Patent Application)을 진행할 수 있다. 이때, 전략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면, 특허출원을 진행하면 된다. 특허출원과 임시 출원의 차이점은 청구항(claim)의 유무이다. 특허출원을 하면서 특허로 보호받고 싶은 항목(즉, 청구항)을 작성하고, 임시 출원에서 부족한 설명이 있었다면 추가하여 보태면 된다. 선행기술과 비교하여 특허등록 가능성이 충분한지도 당연히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종속항 하나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되며, 시장과 무관한 종속항은 배제하여야 한다. 불필요한 종속항은 해외출원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한편, 정규의 특허출원은 임시 출원을 한 날로부터 1년이라는 제한 시간 안에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린 스타트업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빠른 피드백 순환을 통해서, 1년 내에 2개 이상의 가설을 검증했다면, 2개 이상의 가설과 2개 이상의 임시 출원을 하나의 정규 특허출원에 담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Build-Measure-Learn 피드백 순환은 연 단위가 아닌 월 단위 또는 주 단위의 속도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특허심사 과정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의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특허심사 과정을 가속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심사나 일괄심사를 이용할 수 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일괄심사를 이용할 경우 예외적인 예비심사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책상을 떠나 심사관과 직접 대면하고 서류 접수가 아닌 미팅을 통해서 특허심사에 관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같은 접근은 특허심사를 빠르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종결시킬 수 있다.
이어서, 방향 전환 즉 피봇을 결정했다면, 1년 6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임시 출원을 취하할 수 있다. MVP가 출시되어 실험과 측정이 진행되는 동안, 특허청은 임시 출원을 심사하지 않으며 외부에 공개하지도 않는다. 구체적으로, 모든 특허출원은 1년 6개월이 경과하면 공개되지만, 그전에 취하하면 공개되지 않는다. 여기서, 임시 출원을 취하하는 이유는 피봇에 의해 최적화될(최적화 시도 중인) 다음 제품의 특허등록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허청에 의해 공개되는 임시 출원의 내용은 아이디어의 주인이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선행기술이 되어 새로운 특허등록을 방해한다. 물론, 그 같은 영향은 경쟁사에게도 동일하다. 따라서, 우리가 피봇을 통해 폐기한 전략과 유사한 형태로 경쟁사가 특허등록을 시도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무엇이 유리한지 고민해볼 수 있다.
또한, 전략의 고수 또는 방향 전환과 관계없이, 새로운 가설에 따른 새로운 기능이 계속해서 추가되는 경우, 새롭게 특허출원을 하면 된다. 그리고, 여전히 측정과 학습이 남아 있으므로 임시 출원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1월 1일에 기능 A에 대해서 임시 출원을 하였다면, 2019년 6월 1일에 기능 B에 대해서 임시 출원을 하는 것이다. 기능 A를 유지하기로 했다면, 이때 두 번째 임시 출원에는 A+B의 형태로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이 같은 구성으로 A+B+C+... +Z까지 얼마든지 반복할 수 있다.
매 단계마다 계속적으로 유효성을 검증하라
특허등록을 완수했다고 해서 계속 유지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측정과 학습 결과에 따른 제품과 특허였다고 하더라도,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므로, 어느새 시장과의 궁합(Market Fit)을 잃었을 수 있다. 피봇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와 동일하다. 여전히 시장의 관점에서 유효한지 검증해야 하고, 유효한 경우에만 그 등록을 유지하고, 유효하지 않다면 포기해서 추가적인 자원의 낭비를 방지해야 한다. 특허출원도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제품과 관련 없는 특허출원이라면 인지한 즉시 지금이라도 취하하거나 포기해야 한다. 추가 비용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다. 매몰비용(sunk cost) 일뿐이다.
특허심사 과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서 또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가 빠르게 변해버려서, 특허등록된(또는 특허등록이 예정된) 내용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수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제도로 분할출원(Divisional Application) 또는 계속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이 존재한다. 한국의 경우 분할출원만이 존재하지만 계속출원의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분할출원은 정규 특허출원에서 본래 특허로 보호받고자 했던 청구항을 수정하여 작성할 수 있게끔 한다. 물론, 제한은 존재한다. 분할출원은 모태가 된 특허출원의 등록 전까지만 가능하다. 시장의 변화는 불확실하다. 지금은 맞지만 다음에는 틀릴 수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등록결정 전후에 분할출원을 예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얼마 하지 않는 비용으로 가능하며, 한국의 경우 몇만 원 수준이면 가능하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경우, MVP부터 해외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MVP의 출시와 실험이 해외 시장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한편, 피봇의 형태에 따라, 고객 군이 변경될 수 있고, 고객의 필요가 변경될 수 있고, 사업 구조가 B2B ↔ B2C로 변경될 수 있고, 수익모델이 변경될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가 제품의 타겟 시장의 변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 MVP 또는 최적화된 제품과 관련하여 해외 특허출원이 필요한 순간이다. 특허는 속지주의라는 원칙에 따라 각 국가별로 받아야 한다. 수천만 원에 이르는 해외 특허출원 비용은 실험을 위한 비용으로는 지나치다. 이때는 PCT 출원을 활용할 수 있다. 150여 개 나라에 걸쳐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유보하는 방식이다. 한국도 선택지에 둘 수 있다. 유보 기간은 30개월이다. 각 국가별 정규의 특허출원은 학습의 결과를 반영하여 선택적으로 진행하면 된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와 같은 질문은 특허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MVP를 만드는 등 당장 제품화하지 않을 것이라면, 즉 새롭지만 시장과 거리가 먼 아이디어는 특허출원을 지양해야 한다. 중장기적 기술 전략에 따른 특허출원은 스타트업에게 어울리지 않다. 상상만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낭비이다. 설령 그것이 특허등록되고 넓은 권리범위를 갖추고 있더라도 말이다. 극심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작은 권리범위이지만 시장에서 유효한 특허를 하나라도 더 갖추는 것이 낫다.
이상에서 설명한 Lean Patent의 내용을, 린 스타트업의 Build-Measure-Learn 피드백 순환과 연계하여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창업가는 벤처 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 내에서도, 정부 조직 내에서도 존재한다. 이 같은 안정된 조직 내에서 창업가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내부 창업가(intrapreneur)'라고 한다. 대기업에서 혁신적인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제품을 혁신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 또한 창업가로 볼 수 있다. 린 스타트업이 모든 유형의 창업가를 위한 것이듯이, Lean Patent도 혁신을 담당하는 모든 유형의 조직이라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린 스타트업의 여정을 그려낸 이미지를 인용하며 끝을 맺고자 한다. 린 스타트업과 Lean Patent의 순환을 빠르게 돌다 보면 창업가는 원하는 목적지에 먼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기대다, 기울이다, (몸을) 숙이다 등으로도 번역될 수 있으나, 여기서는 그런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
** 일본과 무역 분쟁 중이지만, 싸움에서 이기려면 적에게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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