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도전기
바야흐로, 기술의 시대이다.
서비스에 대해 궁금한 것이 생겨,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사람인 줄 알았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AI상담원이 서비스에 안내를 하는 등 벌써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국내 보험사 중 몇 곳은 보험 청구내역에 대해서 필요한 서류를 전부 다 제출했는지 이전에는 사람이 검토했으나, 지금은 OCR 기술을 기반으로 심사를 자동화하고 있다.
나는 고등학교에선 수 1에 허덕이는 문과생이었고, 대학교도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편입을 했는데, 전공은 경영학과 그대로였다. 그야말로 학벌 세탁이다. 이렇듯 이과스러운 과목들과 친해질 겨를이 없던 나는 어느새 졸업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현재 가장 IT 인프라에서 핫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른 회사에게 제안하는 기술영업을 하고 있다. 이럴 수가, 술 한 번 안 마셔본 놈이 분위기 있는 와인바를 차린 격이다.
일을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개발자들의 뇌 속에 든 생각들이었다. 회사 내에 많은 직무가 존재하는 데 개발자들은 내 상식 선에서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자들이었다. 같은 한국어를 쓰고 있는데, 한 명은 캄보디아어를 한 명은 러시아어로 소통하는 기분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물론 이 답답함은 상대방도 동일할 것이다.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평행선 달리기에서 조금씩 방향을 추가하고, 가까워지고자 나는 프로그래밍에 도전해왔다.
유료 온라인 강의를 듣고, 패스트캠퍼스에서 오프라인 강의도 들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땐 강사가 말해준 코드를 따라 적고 수업내용을 따라가기 바빴다. 오류가 나서 동작하지 않아도, 뭐가 틀린 지를 몰라서 일단 파일을 닫아버리고 모법답안을 복사해서 구현했다. 이러한 복붙 형태로 수업을 듣다 보니, 흥미가 떨어지고, 흥미가 떨어지니 복습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시 코딩을 시작하며, 그동안 내가 시도한 것은 코딩을 공부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보고 따라 하는 침팬지 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고 느꼈다. 원리를 이해하고, 용어들에 익숙해지면서, 원리를 활용한 예시들을 익히는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흥미도 느낄 텐데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코드들을 따라 적기 바빴다.
프로그래밍이 엄청나게 어렵게 느껴지는데,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엄청나게 어려운 영역이라면, 우리나라에 개발자가 그렇게 많을 수 있을까? 그렇게 어렵다면, 특수한 전문직처럼 희귀해야 할 텐데 말이다. 뭐, A급 이상 개발자는 거의 없어서 요새 개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긴 하지만... 하여튼 나도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갖고 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위한 장기적인 공부 계획과 방법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참고했다.
그렇게 100번은 시도해 본 html부터 css javascript를 주르륵 공부하고자 하며, 브런치엔 각각의 언어나 기술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강의가 아닌 내가 배워서 어떤 식으로 구성했는 지를 소개하고, 비전공자 입장에서 이렇게 생각하고 나는 했다는 식으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독자들에겐 아니 이런 놈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도 부여해주고자 한다. 개발자가 생각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싶은 자, 개발을 배워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용돈벌이를 해보고 싶은 사람 등 문송하지만, 프로그래밍에 한 번 같이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