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이야기
유기견봉사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안성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소에 방문한지도 8개월이 되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변화는 럭키의 표정이다.
럭키는 11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노견이다. 강아지로서 긴 세월을 보냈으나, 지금 보호자 곁이 아닌 유기견 보호소에 있는 만큼 수많은 부침을 겪었을 것이다. 우리가 럭키를 처음 보았을 땐, 지금처럼 밝게 웃는 친구가 아니었다. 성격이 원체 예민했고, 안아 올렸다가 내려줄 때 어떤 트라우마가 있던 건지 굉장히 불안해했다. 어쩔 땐 내려놓지 말라는 듯이 팔을 물기도 했다. 그런 문제가 있어서였을까? 럭키는 지금까지 총 3번의 파양을 경험했다. 소장님도 럭키가 또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럭키를 웬만해서는 입양을 보내시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2022년 1월, 우리가 처음 마주한 럭키에게서 미소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거의 매주 참가자들과 함께 럭키를 만나 산책을 시켜주고 간식을 주고 예뻐해 준 결과, 5월에 촬영한 사진부터 럭키의 웃는 모습들이 보였다. 럭키가 있는 견사에 들어가면 참여자들에게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오고, 럭키와 함께 찍힌 참여자들의 사진을 보면 모든 사진에서 럭키가 즐거워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안성보호소로 봉사활동을 오랫동안 다닌 장기 봉사자도 럭키의 성격이 엄청 밝아졌다면서 놀라워할 정도로 럭키의 상처받은 유기견으로서의 모습이 사라지고, 충분히 사랑받고도 남을만한 귀여운 친구로 변화했다.
5월 이후로 안성 유기견 보호소에 유기견 봉사활동을 간 사람들은 럭키가 본투비 애교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럭키는 처음부터는 그런 친구가 아니었다. 참여자들이 럭키를 조금씩 밝게 변화하도록 도와줬다. 아직 안아 올렸다가 내려줄 때 겁을 먹는 것은 현재 진행형이나, 이것도 언젠가는 과거 완료형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안성 보호소의 잘생김 남바완 럭키, 앞으로도 참여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