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레어 Feb 01. 2021

나의 비거뉴어리, 고기 없는 1월 체험기

비거뉴어리(Veganuray) 챌린지에 도전했다.



<비거뉴어리가 뭔가요?>


나에게 2021년의 1월은 비거뉴어리(Veganuary), 육류와 유제품 없이 보낸 한 달이었다.

비거뉴어리(Veganuary)는 비건(Vegan)과 1월(January)의 합성어로 매년 1월 한 달간 비건 지향적인 삶을 살면서 채식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2014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 캠페인은 채식이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지구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매년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image from Pinterest



나의 비거뉴어리의 계획은 다섯 가지였다.

첫째, 고기와 유제품, 달걀을 먹지 않는다.(가급적 해산물도 지양하기)

둘째, 되도록이면 가죽 제품은 구입하지 않고 사용하지도 않는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지갑은 제외)

셋째,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

넷째, 비거니즘에 대한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공부한다.

다섯째, 비건, 제로 웨이스트와 관련된 인스타그램 계정을 따로 만들어서 매일의 식단과 관련 자료를

관심 있는 사람들과 공유한다.


성공과 실패의 여부를 떠나서 비건 지향적인 삶을 조금 더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위해 시작한 개인적인 프로젝트였지만 굳이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성공적이다.


 마침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점점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모임과 식사 약속이 많이 줄었고, 직업상 1월이 방학이라 집에 머무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또한 가족들의 존중과 배려도 한몫했다. 나 혼자만 채식을 하기에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의 배려가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image from Pinterest



  <비거뉴어리를 통해 얻게 된 것들>


첫째, 요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 평소 요리에는 특별한 관심도 없었고 잘하지도 못했지만 다양한 비건 요리에 도전했다. 채식은 맛이 없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기왕이면 더 다채롭고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었다. 또 이런 요리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비건을 위한 새로운 식재료들에 대해서도 탐구하고 그것들을 이용하여 간단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캐슈너트과 두부를 이용해서 비건 치즈를 만들기도 하고, 두부면으로 파스타를 만들고, 버터와 우유, 계란을 넣지 않고 케이크와 빵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점점 비건 요리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요리 책을 사고, 유튜브를 보면서 요리를 연구하는 날이 오게 되다니.


둘째, 영양의 균형과 건강 관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채식의 영양학적 안정성과 적합성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렇기에 육류와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고도 무리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 야채와 과일, 견과류는 물론이고 템페, 두부, 병아리콩, 두유, 비건을 위한 단백질 파우더 등 다양한 식재료를 통해서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또한 밀가루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통호밀로 만든 빵을 구입해서 먹었고, 라면이나 국수, 과자 등도 될 수 있으면 먹지 않았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더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에너지나 기력이 부족해 딸린다는 느낌 없이 몸이 훨씬 더 가벼워졌다.


셋째,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었다. 비건 라이프를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따로 만들어서 비건 요리들에 대한 레시피와 식당 정보, 관련 책과 영화 등에 대해서 매일 포스팅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기 시작했고, 비거니즘 관련 독서 모임에 참여하여 서로의 의견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채식, 비건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서 비슷한 가치관을 사진 사람들과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넷째,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과 함께 앞으로 계속 지속해 나갈 동기와 용기를 얻었다. 그저 막연하게 비건을 지향하기보다 비거뉴어리 캠페인을 통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첫 달을 보내고 나니 앞으로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겠다는 용기가 생긴다. 또한 고기를 먹지 않는 식습관을 넘어서 동물권과 기후변화, 환경보호, 제로 웨이스트로 까지 의식이 확장되어가는데 더욱더 가속도를 낼 수 있었던 전환점이 되었다.



<나를 살리고, 지구를 구하는 가치 있는 도전>


모든 사람들에게 비건이 되기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채식은 맛이 없고, 영양학적으로도 불완전하다는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고,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망설였던 사람이라면 한 달만이라도, 일주일에 하루라도 실천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활 속에서 사소한 변화를 이루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그리고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은 매일의 작은 선택들과 실천들이다. 비거뉴어리는 나와 지구를 위한 꽤나 가치 있는 도전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왜 고기를 안 먹기로 한 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