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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m Jun 10. 2023

AI와 함께 글쓰는 방법

일상에 부담되지 않는 글쓰기 효율성 얻는 루틴 세우기

지금은 목요일 밤 9시 45분. 집앞에서 조각피자를 사와서 늦은 저녁을 먹으며 이 글을 적고 있다. 이태원 해밀턴 호텔 사거리에 코너 피자라는 가게가 있는데, 피자맛은 평범한데, 피클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싸구려 시큼한 절임 피클이 아니라, 작은 오이 하나를 통째로 절여 씹을 때마다 아삭하고 씹힌다. 야밤에 피자까지 먹어가며 뭘 그렇게 적느냐고 물어보고 싶은 독자님이 계신다면 제 대답은.


글쓰기가 일상의 부담이 되지 않게 하는 법






목차

1. 이 글을 쓴 이유

2. 첫 스텝, 관심 주제 정하기

3. 두 번째 스텝, 문장 만들기

4. 세 번째 스텝, 편집 감수하기

5. 결론 & 요약



이 글을 쓴 이유

요즘 느낀 것


 대학생 때도, 직장인이 되어서도, 영화를 찍을 때도 느꼈던 게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작업물과 연결이 될 수록 작업물의 퀄리티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게임을 좋아하는 기획자에게는 기획안에 게이미피케이션이 녹아들 때 좋은 기획안이 나오고, 소설을 좋아하는 대학생이 인문학 교양수업을 들을 때 높은 점수가 나오기가 쉽다. 아마도 그래서 만족스러운 아웃풋들이 자기 자신을 더 잘 아는 사람에게서 나오는가 싶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즐기는 것이 명확할 수록 더욱 뾰족한 글, 그림, 영화, 기획안, 디자인, 프로덕트가 나올 수 있는 게 아닐까? 요즘은 누군가의 성공보다도 그 사람이 얼마나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가가 부럽다. 왜냐면 그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다. 성공이 좋아서 성공한 사람은 성공만 보인다. 그런데 자기 취향을 기반으로 성공한 사람에게서는 그 사람의 취향이 보였다. 보통 취향은 일상적인 생각에서 시작한다. “엇 저거 예쁘다.” “아 이거 재밌다”. 이 일상적인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 상태에서 벗어나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나의 것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일주일을 단위로 자신의 일상적인 취향을 조금 더 큰 덩어리의 생각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이 영감이었다면, 영감을 좀 더 단단하게 크게 뭉치면 취향의 조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취향의 조각들이 모여 나의 튼튼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게된다면? 그렇다면 나는 일상의 선택에 일관적이고 통일성 있는 기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어떤 것을 거절해야할 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니까. 잡스 형님도 말씀하지 않으셨던가, “no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https://youtu.be/0GD57UQg4X4

 요즘은 글을 적는 행위가 영감이라는 찰나의 순간을 취향이라는 덩어리로 만드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강해진다.


글적기 = 영감을 포착하고 취향으로 만드는 작업


 이 생각은 내가 글을 써내는 경험을 바탕으로 강해졌다. 지난 4주간 1주에 1편씩, 총 4편의 글을 발행했다. 그동안에도 글을 좋아한다, 영화를 좋아한다라고 생각하고 살았지만 주기적인 아웃풋의 루틴은 없었다. 그러다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이 찾아오고, 반강제적으로 나에게 동기부여를 해야겠다 싶을 즈음에 친구가 한 커뮤니티 글쓰기 클럽을 알려줬다.


 Ethereum.org 커뮤니티와 Taptive가 함께하는 온라인 글쓰기 클럽으로, 일주일마다 한 번씩 온라인으로 소규모 그룹콜을 가지며 (1)글쓰는 꿀팁을 나누는 1부(20분 정도)과 (2)1:1로 각자 글을 읽고 피드백하는 세션(40분 정도)으로 구성된다. 이건 여담이지만, 정보성과 상호작용을 모두 가져가려는 훌륭한 구성!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글을 써오는 친구가 별로 없기 때문에 피드백 세션에는 침묵이 흐르기 일쑤였다(…) 결과적으로는 1주일에 1번, 혹시 모를 피드백을 받기 위해 글을 반강제적으로 쓰게 되었는데, 영감도, 시간도, 글쓰기 실력도, 취향도 방향성을 잡아가는 중인 나에게는 그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았던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 커뮤니티이다보니 영어로 글을 적어 발행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을 했고, 짧은 시간동안 최대의 생산성을 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AI의 도움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달간 제가 직접 사용했던 방식을 기록으로 남겨 다른 분들에게도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전달해드리려고 한다. 물론 이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기록이니,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개개인 각자에 맞는 방식으로 커스텀하여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첫 번째 스텝, 관심주제 정하기


 먼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다고 느끼는 큰 카테고리와 방향성을 정해본다. 나의 경우 창작과 자본의 재분배에 관심이 있는 러프한 상태였고, 이 관심사를 뾰족하게 표현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찾아야 했다. 기존에 담론이 형성되어있는 분야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로, 유튜브와 틱톡 등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창작자의 수입 모델과 규모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유사하지만 보다 대안적인 개념인 오너십 이코노미를 키워드로, 방향성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발전방향으로 정했다. 그리고 이 한 가지 키워드에 대해서 한달동안 한 편의 시리즈물을 만들어봐야겠다고 과감히(?) 다짐했다.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욕심으로 시작한다고 생각을 한다. 글을 쓰려는 사람은 아마도 하고 관련 주제에 대해 싶은 말이 아주 많은 상태일 것이다. 아마 본인이 글을 쓰기가 어렵다고 느낀다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말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무슨 말이냐면, 관련 주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순위별로 정리될 나만의 기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말과 글이 나오는 데에 자신감이 적어지고, ‘이게 맞나?’ 하는 걱정에 그것을 밖으로 꺼내기로 결심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원래 두려우면 피하게 되는 법이니까.

글쓰기 리츄얼을 정한다는 것은 나의 무지에 당당해진다는 말도 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고 어른들말은 들어서 나쁠 것 없다고 했으니, 당당하게 무식해지자! 남에게 피해가 안 된다면 일단 해보는 게 후회는 없다.



두 번째 스텝, 마구 기록한다.

쓰고 싶은 주제 카테고리를 선정했다면 관련해서 떠오르는 키워드를 마구잡이로 기록해본다. 특히 재밌는 상상이나 영감이 떠올랐을 때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잘 노트테이킹 해둔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 중에 “영감 은행”을 만들어둔다는 말이 있다. 영감이란 휘발성이 높아서 그것을 캐치하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를 갖는데, 본인이 지속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록 공간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자신의 영감을 돌아보는 게 본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듣고보니 그렇게 맞는 말일 수가 없다.

영감 은행을 돌아보는 날을 정한다. 정한 날에 각 키워드 앞 뒤로 단어를 덧대어 하나의 문장으로 확장해본다. 이 때에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키워드를 이용해 필요한 문장들을 만들어달라는 명령어를 넣으면 문장을 완성해주기도 하고, 또 서로 연결되지 않은 문장과 문장 사이를 연결하는 새로운 문장을 탄생시켜주기도 한다. 열심히 추가 문장을 만들어 문장들을 전체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연결한다. 그러면 어느새 나의 영감들이 문단으로 확장된다. 이 때 만들어진 문단들을 하나의 글로 만들기 위해서는 본인이 첫 번째 스텝에서 정해둔 카테고리와 관련되게 메세지를 정리하고 선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특히 문장과 문단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면 혼자서 글을 쓰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지치지 않고 하나의 글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AI 활용법 요약   

키워드를 문장으로 확장할 때 사용

서로 연결되지 않은 문장과 문장 사이를 연결하는 새로운 문장 만들 때 사용

일관성있는 메세지에 맞게 문장들을 걸러내는 것은 인간의 몫




아래는 실제로 내가 활용했던 방식

(1) 키워드로 브레인스토밍을 하여 문장으로 확장   



 prompt : Brainstorm ideas on "___, ___, ___"



(2) 문장이 된 친구들 중에 가장 내가 쓰고 싶은 것과 잘 맞는 문장을 문단으로 확장


prompt : make longer ...


(3) 문단으로 확장되면 문단 중에서도 쓸 수 있는 문단을 추리고 고른다.

(4) 이와 같이 한 편의 글을 위한 파편들이 준비가 되면...



세 번째 스텝, 구조를 짠다.


 확장된 글감 덩어리에서 하나의 주제 메세지를 정한다. 주제 메세지를 정했다면, 우리 글의 주인공인 이 핵심 메세지가 어떤 식으로 글에 드러나게 될지 고민해야 한다. 서론, 본론, 결론부로 글의 구조를 나누고 핵심 메세지가 서론과 본론, 결론부에 알맞게 등장하는지 확인한다. 주제를 먼저 정하고, 서론에서 주제를 소개하며, 본론에서는 예시를 들고, 결론부에는 핵심 메세지를 정리하고 요약한다. 이와 같은 구조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짜여진 가장 기본이 되는 구조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개념을 소개하거나 수치 자료를 정리하는 문장, 그리고 키워드 개념을 다른 키워드 개념으로 확장하는 등의 문장은 AI를 통해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구조를 확인하는 데에 전보다 훨씬 많은 리소스를 배분할 수 있었다. 글의 구조를 다듬으면 독자에게 핵심 메세지가 훨씬 더 친절하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전달력을 높이는 데에 혼자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 있다고 느꼈다.



결론

AI와의 글쓰기 협력, 이렇게 해봤고, 이런 것을 얻었다.


얻은 것

매주 내가 하려는 말을 하나의 메세지로 만드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매주 한 편의 글을 발행할 수 있었다.

글을 구조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


해야 하는 일 3가지   

(1) 노트테이킹 : 생각의 조각들을 노트테이킹으로 기록하고

(2) AI와 공동창작 : AI를 통해 하나의 글로 확장시키고

(3) 최종 편집자 : AI가 만든 글을 다시 다듬는 편집, 감수 작업


 물론 말 그대로 뿅하고 글이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초기 진입비용이다, 라고 생각하고 AI와 협업하는 과정에 적응을 해보자. 그 이후부터는 당신만을 위한 커스텀 비서가 탄생한 것처럼 편리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글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지 말자. 글은 여러분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하나의 작품이다. 누군가에게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고 그저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든 이 글을 쓴 것은 여러분의 노력과 열정을 담은 결과물이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고 발행하자!

AI와 함께 할 미래를 위 해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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