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Vacation Ever in Orlando
Day 2 캐릭터 미팅은 즐거워
밥 먹고 바로 달려간 곳은 프랑스. 그날 벨의 마지막 캐릭터 미팅이 시작하기 직전이라 달려갔다. 캐릭터 다이닝을 하면서 깨달은 건 확실히 그 캐릭터의 영화에 대해 잘 알아서 이야기를 하던가 뭔가 소품이 있다거나 하는 게 캐릭터 미팅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캐릭터 다이닝을 하며 만난 모든 공주들이 내 페이스 페인팅을 칭찬하는 걸로 말문을 트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난 것이 그 전날 비행기 갈아타면서 기다리는 시간에 썼던 디즈니 문구 캘리그래피였다.
벨과도 물론 시작은 페이스 페인팅으로 했다.
"어머 니 페이스 페인팅 되게 예쁘다. 니가 한 거야?"
"아냐 그건 아니고 시장에서 했어"
"그렇구나 어 그런데 혼자 왔어?"
"응응 혼자 왔어"
"어머 그럼 너도 나처럼 adventure을 좋아하는구나"
"그럼그럼. 책도 좋아해, 너처럼! 그러니깐 이런 캘리그래피도 썼지!"
(Once Upon a Time이라고 쓴 캘리그래피 꺼냄)
"어머어머 맞아 이렇게 시작하는 책이 최고지. 니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는 뭐야?"
"사실 네 이야기야. 넌 디즈니 공주 중 내 최애야!"
블라블라 어쩌구어쩌구
나중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정말 많이 어이없어 했다.
하지만 난 더더욱 발전을 거듭했다. 앨리스를 만나러 가서는 더 난리였다.
"안녕 앨리스!" (심지어 인사도 먼저 했어.)
"어머 안녕! 니 페이스 페인팅 예쁘다, 어디서 했어?"
"음 내 요정대모님이 해주셨어!"(지금 생각해보니 참 미쳤던 거 같다.)
"요정대모? 난 요정대모가 없는데. 흠 아마 내가 공주가 아니라서 그런걸 꺼야."
"오 하지만 넌 요정대모가 없어도 예뻐. 사실, 내 친구 중에 너를 너무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그래서 같이 오고 싶었는데 걔가 구직문제 때문에 못 왔어"(앨리스 좋아하는 친구가 지금 고시준비한다.)
"Ugh, life does that sometimes. 아 그런데 니 목걸이 안에 담겨 있는 건 뭐야?" (그날 독일 구역에서 미니마우스 모양 목걸이를 샀는데 투명한 것 안에 구슬? 비슷한게 담겨있는 디자인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사실 오늘 샀거든"
"흠 나도 다시 작아지고 싶다. 작아지는 potion 다시 먹고 싶어"
"그래서 이 목걸이 안에 들어가서 나랑 같이 다니고?"
"아 좋아!! 같이 사진 찍을까?"
(캘리그래피 꺼내서 찍음)
"오 이건 뭐라고 써있는거야?"
"Why do we have to grow old.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quote 중 하나야."
"오 나도 좋아. 맞아 우리는 grow old하는 게 아니라 grow small 아니 grow short 해야 해."
블라블라 주절주절
엄마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얘 정말 이상하다고 했다.
인사이드 아웃의 sadness와 joy를 만나러 갔다. 디즈니는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게 보내라고 대기 구역도 그 컨셈에 맞게 잘 꾸며놓는다. 자그마한 게임을 넣어 놓는 경우도 있고, 본격적인 놀이방이 대기구역인 경우도 왕왕 있다. 인사이드 아웃 캐릭터 미팅 대기 구역은 벽에 기억 구슬들이 그려져 있어서 Riley의 머리 속에 온 기분이었다. 특히, 내 뒤에 대기하고 있는 가족들이 너무 유쾌해서 더 귀여웠다. 엄마가 딸이랑 두 손 잡고 폴짝폴짝 뛰면서 앞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 수를 세면서 there's one, there's two, then there's us, then there's us 하는데 나도 같이 there's one, there's me, then there'e you, then there's you 하고 싶었는데 가까스로 참았다. Joy랑 Sadness를 만나러 들어가서는 말도 못하는 애들이랑 커뮤니케이션도 너무 잘 했다. Riley는 어때?하면서. 사실, 말하는 인간형 캐릭터들보다 말 못하는 캐릭터들 만나는 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바로 맞은 편의 베이맥스도 만나고 싶었으나, the big hero를 못 봐서 그다지 미련이 크지도 않았고 가장 중요한 Illuminations의 fast pass 입장 시간이 다가와서 부리나케 달려가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