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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e Yang Apr 03. 2019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Man's Search for Meaning

개인 평점 :  5.0  ★★★★★

서평 :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경험을 통해서 저자는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살아가야 할 큰 이유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심리학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내는 의미 있는 도서. 살아가는 삶의 의미와 함께 모든 일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  


빅터프랭클 지음 | 이시형 옮김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삶을 경험한 빅터프랭클 박사가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인용한 니체의 말입니다.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책은 대학원 시절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경영학 수업 중에 추천을 해 주신 도서입니다. 교수님께서는 학기를 시작하는 첫 수업에서부터 졸업하는 마지막 날까지 '본질'에 대해서 강조하였습니다. 본질에 대한 탐구가 모든 일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인사이트'를 만들어 내는 기본 원리라는 관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본질과 경영학의 근본적인 고민인 업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일깨워 주셨습니다. 졸업 이후 한동안 잊고 지낸 '본질'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며, 삶의 의미와 그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인사이트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번역된 제목보다 ‘Man’s Search for Meaning’이라는 원서 제목을 더 선호합니다.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참혹한 강제수용소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억압된 환경 속에서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과 그 속에서 찾는 ‘삶의 의미’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삶은 “남은 것이라고는 오로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 중에서 가장 마지막 자유’인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뿐”인 억압된 삶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듦으로 삶의 의미를 찾고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는 저자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 개인심리학의 대가 아들러에 이어, ‘삶의 의미’로 전 세계 심리학의 거장이 된 빅터프랭클 박사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죽음의 수용소에서' 몇 가지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 안에서, 그리고 사랑을 통해 실현된다.’
  수용소에서는 신체적으로나 지적으로는 원시적인 생활을 할 수밖에 없지만 영적인 생활을 더욱 심오하게 하는 것은 가능했다. (중략)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라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의 시와 사상과 믿음이 설파하는 숭고한 비밀의 의미를 간파했다.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을 통해서, 그리고 사랑 안에서 실현된다.’ 그때 나는 이 세상에 남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여전히 더 말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략)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Page 75~78 >>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삶의 의미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사랑'입니다. 저자는 사랑하는 아내를 떠올리며 힘든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 속에서 행복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행복을 경험한 적이 언제였는지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아직 멀게만 느껴지고, 그 속에서 나오는 종교적 뉘앙스로 인해 본질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녀 간의 사랑, 신에 대한 사랑, 인류에 대한 사랑이 아닌 '자식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쁜 일, 슬픈 일이 생길 때 항상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고, 귀여운 아이들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아빠 미소가 바로 저자가 말하는 그 행복감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강제수용소에 있었던 우리들은 수용소에도 막사를 지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중략)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중략) 강제수용소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중략)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119~122 page>>

     ‘인간의 정신적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위한 나만의 기준은 무엇인지도 생각해 봅니다. 극한의 상황을 겪어 보지는 못했지만, 선택의 순간이 생길 때 저는 한 가지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 기준은 ‘나의 선택이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오는가’입니다. 아름다운 기준이라는 게 애매하게 보일 수 있지만, 요약해 보면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를 생각해 본다는 것입니다. 나의 선택이 스스로에게 만족할만한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가장 소중한 나의 가족에게 아름다운 결과를 줄 것인지, 그리고 내 주변에도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인지가 저의 선택 기준입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극한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제대로 동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나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을 꼭 지켜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사람의 정신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그에게 먼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 주는 데 성공해야 한다. 니체가 말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중략)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마다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야 했다.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고, 개개인 앞에 놓인 과제를 수행해 나가기 위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의미한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137~139 page>>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멈추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그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부분이 참 마음에 와 닿는 부분입니다.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 꼭 기억해야 할 부분 중에 하나인 듯합니다. 이 문제는 특히 삶의 큰 변화를 겪을 때 많이 부딪치게 되는 부분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될 듯합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현시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시대에 미치는 관점이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의 개개인의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그분들 중에는 은퇴 이후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기득권을 가졌던 고위 공무원, 높은 직급의 임원 등을 경험하신 분들 중에 유난히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이는 개인의 관점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겪게 되는 어려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때,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 대신, 삶으로부터의 질문을 받을 때 조금 더 쉽게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의미로 최근 저희 아버지께 이 책 한 권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물론, 은퇴하신지는 한참이 지나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정확한 것은 손주들이 그분들께 삶의 큰 이유가 되는 것은 명확한 듯합니다.



  이제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빅터프랭클 박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디자인씽킹의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삶의 의미, 즉 ‘본질’을 찾아가는 관점에 그 접점이 있습니다. 디자인씽킹 이노베이션의 본질은 혁신입니다. 혁신은 올바른 문제를 찾고 그 문제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할 때 만들어집니다. 문제의 본질을 직접 마주하기 위해서는 이노베이터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씽킹에서 올바른 문제를 정의할 때 이노베이터의 Inspiring 관점이 빠지지 않습니다. [1]


  이노베이터의 Inspiring 관점에 바로 빅터프랭클 박사의 ‘삶의 의미’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혁신을 만드는 그 ‘의미’를 아는 것과 그것 없이 진행하는 혁신의 결과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예전에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차이에서 기능의 관점이 아닌 창업자의 Inspiring관점에서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2]


  아무튼, 이번 도서는 저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개인적인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고, 심지어 경영학, 디자인씽킹 등 본질에 접근하는 것과 연관되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도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1] Genie Yang, 디자인씽킹의 올바른 문제찾기, brunch, 2016.09

[2] Genie Yang, 나는 왜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가, brunch, 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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