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고통을 즐겨야 하나?
2024 뉴발란스 인천 하프마라톤 후기
2024년 3월 30일 송도에서는 뉴발란스 인천 하프마라톤이 열렸고 나도 참가했다.
이 대회에는 3,000명이 참가하였는데 사은품도 푸짐하고 상위 600명(남성 440명, 여성 160명)에게는 11월에 열리는 JTBC 서울국제 마라톤 참가권이 주어진다고 하여 인기가 높았다.
나는 이 대회에서 처절하게 달려서 성취감을 맛봤으나 도전의 한계도 느꼈다.
뉴발란스 인천 하프마라톤 사은품 2024년 3월 29일(대회 전날) 저녁 조카가 집에 놀러 왔고 마라탕을 먹었다.
그리고 우리 집 강아지(이름 : 우쭈)와 이태원 일대 10km를 산책하면서 체력을 소진시켰다.
우리집 강아지 : 우쭈 마라탕을 먹은 대가는 엄청났다.
집(용산)에서 대회장(송도)까지 가는 길에 화장실을 세 번 갔고 대회장에서도 화장실에 두 번 갔다.
이번에도 준비운동을 제대로 못 하고 출발선에 섰다.
몸상태가 좋지 않으니 나는 호기로워졌다.
완주를 못 할 수 있으니 초반 속도를 올려 뛸 것을 결심했다.
출발신호가 떨어졌고 나는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인파로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곡예를 하듯 사람들 사이를 비켜가며 뛰었다.
그럼에도 1km를 4분 7초로 통과했다.
그때까지도 주로는 사람들이 많아서 원활하게 뛸 수 없었고 갑작스러운 질주에 호흡은 많이 불안했다.
2km를 통과할 때 1km당 4분 5초의 페이스를 유지했고 주로의 혼잡도도 떨어졌여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후 15km 지점까지 1km당 4분 3초에서 10초 사이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 거리를 뛰어본 속도 중에서는 가장 빨랐다.
이미 하프마라톤 PB는 확신했고 남자 440등 안에 들어 마라톤 출전권을 획득하는 문제만 남은 상태였다.
※ PB : Personal Best, 개인최고기록
심지어 만능스포츠맨 션님을 내가 앞질렀다.
15km 지점부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고 4분 10초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목적을 두고 뛰었다.
조금 느리게 뛰니 생각이 많아졌다.
"왜 이렇게 힘들게 뛰지?"
"이렇게 뛰면 도대체 뭐가 좋은 거지?"
"대회 때 사진 속 내 표정은 항상 일그러져 있는데 이게 맞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니 속도는 점점 느려졌고
19km부터는 4분 15초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고 션님이 다시 나를 추월해 나갔으나 따라갈 수 없었다.
그리고 결승점을 통과했고 개인 PB는 물론 JTBC 서울마라톤 참가권도 획득하였다.
결국 원하는 성과와 바라는 리워드까지 모두 차지하게 된 성공적인 레이스였다.
성취의 기쁨도 있었지만 즐겁지 않은 내 얼굴이 남는 대회였다.
아니 그러한 대회가 하나 더 추가되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언제까지 이 고통을 즐겨야 하나 고민 중이다.
왜냐하면 그 고통이 싫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가보면 안다 고통이 추억인걸...
(김홍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