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다. 그러면 되는 것이 인생이다.
제18회 그린리본마라톤 후기
2024년 11월 28일 제18회 그린리본마라톤에 참가하였다.
이 대회는 아동의 복지 증진 및 아동학대
더 나아가 아동범죄 예방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마라톤 페스티벌이다.
임시완 등 연예인도 초청되었고 콘서트도 준비된
페스티벌 성향의 대회로 총 3,000명이
5km와 10km 두종목에 참가하였다.
대회 전 셀카 나는 동호회사람도 지인도 없이 혼자 10km 코스에 참가하였다.
간단하게 몸을 풀고 출발선에 섰다.
"출발 카운트다운 5 4 3 2 1 출발!"
최초에 나는 10위권 선두그룹에 위치했다.
바람이 선선하니 좋았다.
3km 지점에서는 3등까지 따라잡았다.
코스가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되에 다리의 피로도를 가중시켰으나 레이스를 즐겼다.
중간에 꽃무릇 군락지를 보며
초가을의 몽환적인 화려함도 느꼈다.
그날 나의 달리기는 꽃무릇 같았다.
나는 대회 내내 3등에서 5등 사이를 차지하며 달렸다.
8년 달리미인생에 가장 많이 응원을 들었고
처음으로 모르는 분들로부터 환호도 받았다.
그 꿈같은 레이스가 끝나고 난생처음으로 시상대기자 표찰을 받았다.
기록은 좋지 않았으나 그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바로 마느님께 전화해서 자랑질했다.
"나 오늘 집에 빨리 못 간다.
왜냐하면 5등 해서 상 받고 가야 해!"
그리고 각종 SNS(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와
단톡방(가족, 동호회, 동창회 등)에 자랑질을 했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대회운영본부에 가서
시상대기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관계자의 답변이 충격이었다.
"시상은 3등까지인데 여비로 5등까지 표찰을 드린 겁니다.
호명될 때까지 주변에서 기다리시고 호명 안되시면 시상대상자가 아닙니다."
순간 살짝 불쾌했다.
"그럼 시상대기자표찰을 등수까지 적어서 줄필요는 없지 않았나?"
"자랑도 많이 했는데..."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까지 버리기 싫었다.
즐겁게 달린 것 그리고 시상대기자 표찰 받아서
더 좋았던 것만 기억하기로.,
아니 5등 시상대기자 표찰은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주는 이벤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것으로 족하고 너무 행복한 달리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