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머니투데이 31절 마라톤 후기
2025년 3월 1일 서울 뚝섬에서는 머니투데이 31절 마라톤 대회가 열렸고
나도 하프코스에 참가하여 G스쿨과 함께 뛰었고
용기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 G스쿨 : 마라톤 114의 대표적인 훈련 모임
대회 당일은 영상의 온화한 기온에
날씨도 흐려서 마라톤에는 최적의 날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 두려웠다.
1주 전 대회에서 추위와 강풍 속에서 넘어지고
신체적 이상징후를 경험해서
초조함에 한 주 동안 쉼 없이 뛰었고
섭취하는 보조식품도 바꿨는데
좋지 못 한 성과를 얻거나
예상치 못 한 신체적 징후를 느끼면
자신감이 끝없이 추락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컸다.
게다가 날씨가 좋으니 핑곗거리도 없어졌기
더 초조했고 더 두려웠다.
대회장에 도착하여 G스쿨 가족들을 만났다.
같이 스트레칭을 했고
지갱님께서 km당 4분 5초 페이스로 끌어주신다고 하여 나도 그 그룹과 동반주를 하고 싶었으나
자신감이 없었고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환복 등을 핑계로 무리에서 이탈하여
혼자 웜업러닝을 하고 출발선에 섰다.
출발직전에 내 주변에 G스쿨이 있음을 알았고 총성과 더불어 같이 뛰게 되었다.
주로는 좁았다.
그리고 러너는 많았다.
가끔은 자전거도 나타났고
산책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하지만 나는 G스쿨 그룹 맨 뒤에서
지갱님의 구호와 가르침에 집중하며 뛰었다.
우리는 1km당 4분 5초 페이스로 뛰었는데
지갱님은 끊임없이 자세에 대한 지도와
페이스에 대하여 말씀을 해주셨다.
"다리를 끌지 마라!"
"무릎이 앞으로 가게 뛰어라!"
"발에서 힘을 빼라!"
"언덕에서는 보폭을 줄여라!"
같이 훈련을 하지 않아
어떤 가르침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으나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몸으로 따라갔다.
그리고 끌어줌과 가르침에 감사했다.
어느덧 반환지점을 통과하였고
나는 계속 G스쿨 그룹을 따라갔다.
하지만 13km 지점부터 조금씩 뒤로 밀렸다.
따라가고 싶은데 그래야 하는데
발이 잠기는 느낌이었다.
G스쿨 그룹을 시야에 잡아놓고 뛰기 위해서
노력했다.
어느덧 대회는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고
G스쿨 그룹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매서운 맞바람만 불어왔다.
"제발 1시간 26분대로만 완주하자!"
"조금만 더 빨리 뛰자!"
속으로 수없이 외치며 뛰었고
나는 1시간 27분 6초에 완주하였다.
원하는 기록은 아니었으나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낀 31절다운 달리기였다.
이 대회를 를 통해
두려움은 무지와 불신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지는 가르침으로
불신은 경험으로 해소할 수 있다.
대회전 가득했던 두려움과 초조함의 반은
레이스 간 지속된 지갱님의 가르침으로 없어졌고
나머지는 거친 숨과 얇은 신음으로 사라졌다.
피니쉬라인에 들어오고 나서 태극기를 보고
106년 전 그날의 두려움과 초조함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그분들은 어떻게 두려움과 초조함을 이겨냈을까?
그때 그곳에는 친절한 가이드도 세밀한 가르침도
없었을 것이다.
두려움과 초조함을 덮어줄 그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온 마음과 온몸으로...
그렇게 숙연하고 감사한 시간을 갖었다.
나는 마라톤을 시작한 지 약 10년이 되었다.
첫 대회는 하프코스였는데 너무 긴장되었다.
근데 지금도 참가하는 모든 대회가 긴장될 뿐만 아니라 매일 하는 훈련도 긴장된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두려워도 초조하고 긴장되어도
지금까지는 핀형님께 배우고 준콩지동님께 의지하여 EOS와 함께 여기까지 달려왔다.
항상 감사하고 고맙다.
※ EOS : 마라톤 114의 달리기 지역 모임
상황이 여의치 않아
요즘 그분들과 같이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더 불안하다.
두려움, 초조함, 긴장감은
무지와 불신에서 기인하지만
그 본질은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에 생긴다.
만약 원하는 것이 없다면 그것들도 없을 것이다.
물론 가르쳐주는 분과 동반해 주시는 분이 있다면
조금 더 수월하고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두려움, 초조함, 긴장감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보다는
본질에 충실하고 가는 길에 동반자를 찾아 같이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31절 마라톤에서 G스쿨을 만난 것처럼...
그리고 옛 전우들의 복귀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