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운동장(백석생활체육공원)-2편
아버지와 나의 나이차이는 마흔넷!
늦게 장가가세서 딸 다섯을 얻은 후
끄트머리로 내가 태어났다.
귀남이(귀한 남자아이, 드라마에서 유래)인
내가 버리장머리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될까 봐
인사에 대한 교육을 철저하게 하셨다.
동네에 계신 모든 어른들에게
허리를 굽히고 인사하라고 가르치셨고, 지인분들을 통해 이행여부를
확인하셨다.
그 결과 나는 인사 하나는 잘하는 아이가 되었다.
2025년 봄 나는 매일 새벽 6시쯤
아버지의 운동장(백석생활체육공원)에 가서
뛰었다.
춘분(3월 20일)이 되기 전부터 갔는데
그때는 해가 뜨지 않아 어두웠고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매일 고정적으로 만나는 분은
청소하는 직분을 수행하는 어르신 뿐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고
두 번째도 그러하였다.
3일 연속 만났을 때는
더 이상은 모르는 척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발걸음을 늦추고 허리를 숙이고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하였다.
그분은 익숙하지 않은 자세로 답례인사를 해주셨다.
그런 인사에 서로가 익숙할 때까지는
거의 보름이라는 흘렀던 것 같다.
열 번 이상을 반복하니 인사가 익숙해졌다.
뛰다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면
웃으며 답례하는 캐미가 생겼을 때였다.
웜업을 하고 인터벌을 준비하는데
"혹시, 달리기 선수예요?"라고 물으신다.
"아니요! 순수한 취미입니다."라고 답하였다.
진짜 잘 뛰고 싶은 마음을
진짜 동떨어진 존재로부터 인정받은 느낌!
진짜 선수가 된 느낌이었고
진짜 선수처럼 최선을 다해 뛰었다.
진짜 기분이 좋았다.
또 그렇게 아버지의 운동장에서 아버지를 느꼈다.
당신의 우려가 진심으로 당신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당신이 가르친 습관이
수십 년 지난 어느 날
행복한 아침을 즐거운 하루를 멋진 삶을 선물했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당신과 같은 어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