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생활체육공원에서 홍복저수지 왕복런(16km) 후기
2025년 6월 10일,
백석체육공원에서 홍복저수지까지
왕복으로 뛰었다.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시기라서
바람은 봄처럼 시원했고
녹음은 여름처럼 밝았다.
많은 이쁨과 아름다움 그리고 소담스러움을 보았고
그중 가장 나를 설레게 한 것은 6월의 논이었다.
해가 먼산의 능선을 통과하고
어르신들이 모여 그라운드골프를 준비하는
05시 52분 백석생활체육공원에서 출발하여
신천(양주의 하천)을 따라 달렸다.
징검다리 품은 하천의 풍경을 올망졸망하고 깜찍했다.
무지막지한 홍복저수지 오르막길은 무서웠다.
그렇게 뛰다 걷다 서다를 반복해서
홍복저수지에 도착했다
흥복저수지는 언덕 위에 있어서 인지
살짝 백록담과 천지의 신비감이 있었다.
이런 풍경만으로도 풍족한데
오늘의 방점은 논이었다.
6월(현재)의 논은 그 자체만 보면
중닭같이 못났다.
중닭의 털마냥 벼가 듬성듬성 삐죽하니
심어져 있고
물이 어중간히 있어서 땅도 아니었고
호수도 아니었다.
닭도 병아리도 아닌 못 생긴 중닭 같았다.
하지만 그에 담긴 세상을 보면
절대 못나지 않았다.
적당히 감추어지고 적당히 드러내서 딱 이쁘다.
하늘도
산야도
건물도
한결 더 이쁘다.
그중 제일 이뻤던 것은 태양이었는데
이는 내가 평소 태양을 좋아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태양이 빛의 원천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6월 초 논에 비추어진 모든 것은 이뻤다.
(하늘,산야, 건물 그리고 태양!)
청춘은
사람으로는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는 시기일 수도
닭의 관점에서는 중닭일 수도
논의 시점에서는 6월일 수도
아마도 그러할 수도 있겠다.
더 나가서 이렇게 정리할 수도 있겠다.
청춘은 무엇인가를 완벽하게 하는 시기는 아니라
6월의 논과 같이
세상의 무엇인가를 담아가는 시기라고...
(그 모습이 아름답다)
라떼 아저씨로서 한 가지만 더 말하면
원하는 것을 담는 노력을 해라!
(그렇지 않으면 아무거나 담겨버릴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