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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발

제 멋대로 쓰는 백두산 여행기-1

by 난이

2025년 7월 17일!

새벽 4시에 일어났는데

더 널브러져 자라는 듯

번개가 수십 회를 반복해서 쳤으나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다.


약 30분간의 준비를 마치고

2시간 정도를 잠수교와 강변북로 교각 밑을

뛰거나 걸었다.

처음에는 잠이 덜 깨서 몽환의 숲을 헤맸고

어느 정도 지나서는

누군가와 동행하는 듯 설레었으며

그리고 이 서성임을 마칠 때는

강렬한 키스 직후의 애잔함이 남았다.


그렇다.

오늘은 제헌절이고

내가 친구랑 중국으로 출발하는 날이다.


여행이란 설렘으로 시작해서

여운으로 마무리하는

인생의 축소판이기에

그날 아침도 그러했던 것 같다.


새벽의 짧은 나들이를 마치고

약 1시간가량 준비하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빗발은 줄기차게 내렸으나

한순간의 밀림도 없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출발까지는 다섯 시간 정도가 남았었다.


나는 공항을 연옥(천주교)또는 바르도(불교)

아니면 쓰레쉬홀드와 같다고 생각한다.

공항은 장소이지만

떠남의 마지막이고 도착의 시작인

시기적 기준이 될 수도 있는 독특한 곳이다.


[티베트 사자의 서(서적)]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바르도에 떨어지고

49일 동안 이곳을 헤매다가

극락 또는 태문(자궁)으로 들어간다고

서술되어 있다.

(49재가 여기에서 유래됨)

이때 매우 강렬한 빛이

사람을 극락으로 안내한다고 한다.

이번 나의 여행이 다른 세계로의 이동이면

공항은 바르도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은 강렬한 빛일 것이다.


라운지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오전 한때를 보내니

화장실에 가고 싶어 졌고

비행기 탑승시간에 도달하게 되었다.


설렘이 최대치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때 제발 이번 여행은 제대로 된 여운이 남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또 몇 시간 뒤...

중국이지만 한글이 쓰여있는

연길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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