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숑로제 Nov 04. 2018

요즘은 투표 시즌.

2018.11.4.



아미들은 다 알겠지만
지니뮤직 어워드는 정말 굉장히 치열했다.
MBC 가요대상의 집계를 지니뮤직에서 했는데,
워너원과 굉장한 박빙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워낙 BTS관련 투표가 많긴 하지만
트위터 유저들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sns를 안 하는 나로서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지니뮤직에서 가요제 투표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벼르던 나의 팬심을 폭발시켰다.

매일 지니뮤직 접속해 투표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슬쩍 묻곤 했다.

"저기 음악 뭘로 들어요?"

그리곤 '방탄소년단에게 표를...' 하며 권유했다.
그들의 표정은 다양했는데,
의아해하거나 나이 먹고 약간 한심하다는 표정까지 제각각이었다.(아무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나는  괘념치 않는다.)

내 주변에 은근히 
지니 뮤직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일일이 나열해보자면 이렇다.

신랑.
옆반 쌤.
옆옆반 쌤.
게다가 요즘 한창 연애 중인 
옆반 쌤의 남친까지.(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보너스)

나는 그렇게 방탄소년단의 팬으로서
매일 그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며 
내 할일을 묵묵히 해냈다.

참,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사실 중 하나.
우리 학교 원어민 사만다는 
알고 보니 K-pop 열혈 팬이었다. 
내가 투표에 관해 말하자 본인도 하고 싶다고 했다.
심지어 지난주에 음악프로그램 공개방송 다녀왔다고. 결과부터 말하자면 사만타는 지니뮤직 가입에 실패했다. 퇴근 후에도 휴대폰 인증이 잘 안된다고 하길래 아래와 같이 친절하게 설명을 써서 보내주었건만... 쩝.
(그래서 이번에 든 생각은 방탄이 글로벌  팬 수는 많지만 국내 팬 규모는 워너원과 비슷한 듯하다. 지니뮤직은 순수 코리안 아미만 참여한다. 사만다가 그토록 노력했지만 안 된 것을 보면)







그리고 대망의 투표 마지막 날.
굉장한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워너원 팬에게 역전을 당한 것이다.
투표 종료 몇 시간이 안 남았을 때라 더 쫄밋했다.

그때 밤 10시 50분 
작년 졸업생 중 한 명에게 카톡이 왔다.

아미였던 지원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위의 카톡에서와  같이 나는
스승으로서 과히 남다른 면모를 
제자에게 여지없이 뽐내주었다.


30분밖에 안 남았을 때에도 상황은 이러했다.




다급한 맴에 동생네에 연락.
제부까지 동원시켜 표를 모았다.
스위스에 있는 내 베프에게도 톡을 보냈다.
(얘는 아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접속도 잘 안되고 렉이 걸렸다.

이건 소리 없는 일종의 전쟁이었다.
그리고 19분 정도 남기고 다시 재역전.




결국 방탄소년단이 인기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옆옆반 쌤이 한 번은 열심히 투표하는 나에게 
이렇게 웃으면 말한 적이 있다. (농담으로)

"쌤, 머 그렇게 열심히 해요? 그 사람들(방탄)은 쌤이 누군지도 몰라요. 있는지도 몰라요. 하하하"

나는 대답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머라도 해주고 싶어서요." (세상 진지)

정말 그렇다.
난 그들을 좋아하고 응원한다.







+

엊그제 밤 사만타의 뜬금없는 문자 한 통.
(내 영어 이름이 Ashley)
 

 



사만다는 그날 저녁.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투표 사이트를 발견했다.
일명 MAMA. (Mnet Asian Music Award)
최근 사만다는 '펜타곤' 에 빠져있다. 
하지만 케이팝 입문은 방탄소년단 때문이다.
특히 J홉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사만다도 보스턴 출신 아미.)
펜타곤, 방탄소년단, 보이즈 이 세 아이돌 그룹에 투표했다며 나도 하라고 연락이 온 것이었다.

직장에 나랑 음악 취향이 
같은 사람이 있어서 참 좋다.
아미는 전 세계적으로 그 숫자가 엄청난데...
나의 학교 '교사 연구실'에서 만큼은 조금 외로웠다.

사만다 얘.
얘도 참 어지간하네. 

사랑한다. 
사만다.

매거진의 이전글 숙성회는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