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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숑로제 Nov 15. 2018

내 아들은 건들지 마라

2018.11.15.



별이로 말할 것 같으면,

엄청 활달하다 못해 수업시간에도

그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외모도 이쁘장하긴 한데

문제는 더 이쁘고 싶어서

요즘 과한 볼터치에

입술엔 형광주황색 틴트를 바르고 다닌다.

(그것도 부족한지 요즘 짙은 밤색 아이쉐도를

눈꼬리에 바르고 다니는 듯)


하지만 한창 호기심이 강할 나이,

하지말라해도 숨어서 할테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어제는 자기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얼굴에 덕지덕지 붙이고 있어서

내가 갸우뚱 했는데

워낙 주관과 개성이 강한 아이니까 하고

그것도 그냥 두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아들 현이가 잘 생겼다고 몇번 얘기 하더니

며칠전에는 나한테 '시어머니'라며

슬슬 장난을 쳤다.

(그때 마다 못 들은척 넘기곤 함)


급기야 오늘 자기 카카오톡 프사에

우리 아들이랑 찍은 사진을 올렸다 .

게다가 'ㅇㅎ(우리아들 이니셜) 내꺼'라는 말까지.

(화장실에서 카톡보다 뒷목 잡음.)


이건 그냥 못 둔다.





저기 별아.

네가 장난으로 그러는 거 정말 아는데,

(우리 아들 1학년. 너 6학년 인건 알지?)


쌤은 네가 내 며느리가 되는 상상만으로도


뭐랄까...

굉장히...


.

.

.


지친다.




+


별아.

쌤 몰래 수학시간에 문제 미리 다 풀어도,

일기장 맨날 안 내도,

한자책도 끝까지 다 안 써도,

머 그건 어찌 어찌 봐줄 수 있는데...


내 아들 만큼은 건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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