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
2020은 원더 키디였다.
원더 키디를 보던 그즈음은
나는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해질 무렵 만화 영화 시간에 맞춰 티브이를 켰다.
부엌에서는 밥 냄새가 나고
엄마가 뭔가 굽고 튀기는 소리가 났었다.
2000은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인가 뭔가 때문에
제법 시끌벅적하게 다가왔던 것 같은데
그다음엔 쉽게 시간이 흐른다.
분명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냥 띄엄띄엄 기억만.
신랑과 햄 볶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같이 산지 10년째다.
불타는 고구마 얼굴에 키가 팔뚝만 했던 현이는
이제 외출 전 앞머리에 잔뜩 물을 적시는 멋쟁이(?)가 되었다.
어린이집 안 가겠다고 울어대던 진이는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고
뜬금없이 한쪽 눈에 깊은 쌍꺼풀이 생겼다.
나는 새해 첫날 아이들에게
엄마는 전 날 쓰레기장에 20살을 버리고 와서
이제 스무 살이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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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숑로제 구독자님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