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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어갑니다 Aug 26. 2022

잘하고 있다 나새끼

오늘의 행복을 위한 짧은 잔상 

책상에 앉아 본 시각 아침 8:58

업무를 보기 위한 준비가 아침 9시 이전에 끝나다니, 기적같은 금요일이다.


어린 아기를 둔 엄마들의 아침은 정신이 없다. 

워킹맘이 되고 나니 정신 없음을 넘어선 전쟁이란 말을 실감했다.

울집 뚠실양이 일어나는 오전 6시부터 등원하는 9시까지 하루의 쓸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출근을 한다.

눈썹은 커녕 쿠션 두들기고 나오기도 쉽지 않다.

처음엔 스스로에 투자할 10분도 없다는 것에 분노했는데, 이제 분할 틈도 없다..ㅋ

오늘 하루 무사 등원, 무사 출근이면 그걸로 된거다.


7월말부터 오늘까지, 

그 동안 쏙쏙 잘 피해다닌 코로나,

어린이집 수해로 인한 긴급 가정보육

그리고... 여름 내내 물에 절여져 있다 뒤늦게 걸린 수족구..

뉴스에 하는 건 다 해보고 싶은.. 우리집 트랜디 걸 덕분에 1달 동안 3주의 가정보육기간이 있었다.

   

여전히 등원을 못하고 있는 오늘 아침, 다행히 신랑의 반차로 일찍 출발할 수 있었다.

3-4분의 여유지만,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커피를 사서 갈 수 있음이 너무 감사했다.


하- 한달 동안 진짜 고생했다 나 새끼.. 

길을 걷는 몇 분동안 울컥울컥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평범하게 살기 위해 조금은 덜 외로울 나의 미래를 위해 

아이한테도, 친정 엄마한테도, 회사에도, 신랑한테도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나라도 나를 폭풍 칭찬해주고 위로해주기로했다.


커피 따위, 아무때나 가고 싶은 곳에서 사먹을 수 있었는데,

나를 위한 연차를 쓸 수는 없는걸까,

저녁 약속 못해본지 어언 몇 개월 째

미안한 마음에 친정엄마한테 뻥까지 치며 점약을 잡아야 하는가

등의 불평불만을 하기에는 

내 상황이 바뀌지 않으니까! 다른 한 편으론 이전과 다르지만 큰 행복을 주는 가족이 생겼으니까 


급하게 생각나는 잔상들을 긁어모아 두서 없지만, 

오늘의 행복을 위해,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해 

오랫만에 브런치에 남기고 싶은 말 잘하고 있다 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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